▲ 레이 씨의 집에서 적발된 경찰 제복.
우한(武汉)의 30대 남성이 자신의 집을 마치 경찰서인 것처럼 꾸며놓고 경찰인 것처럼 행세했다가 진짜 경찰에 붙잡혔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저녁, 우한시 황포구(黄陂区) 서커우(滠口)파출소 소속 경찰은 여성 팅팅(婷婷) 씨로부터 "남자친구가 성관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다"는 신고를 받고 35세 남성 레이(雷)모 씨를 사기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이 그를 붙잡았을 당시, 레이 씨는 경찰 하계 제복을 입고 있었다.
경찰은 성관계 영상 수색을 위해 레이 씨의 집에 갔다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집이 경찰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책상과 '범인'이 앉는 간이의자, 촬영용 삼각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마오쩌둥(毛泽东) 전 중국 국가주석의 조각상 등이 놓여진 취조실과 민원 접수처 등으로 꾸며져 마치 경찰서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경찰은 레이의 집과 차 안에서 공안 제복과 수갑, 전기충격기, 위조 서류, GPS 추적장치, 감시 카메라, 사이렌 등을 찾아냈다.
▲ 경찰서 사무실처럼 꾸며놓은 레이 씨의 집.
조사 결과, 레이 씨는 실제 경찰이 아닌 사기꾼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레이 씨는 2년 전 외할머니의 돈 2만위안(360만원) 가량을 사기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팅팅 씨와 경찰을 사칭해 사귄 후로부터는 문서를 위조하고 돈을 받았다. 그는 여자친구와 만날 때면 군복이나 공안 제복을 차려입고 자신의 차에는 사이렌을 달고 나타나는 등 치밀하게 '경찰 연기'를 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레이 씨의 과장된 행동과 말에 의심을 품은 팅팅 씨는 자체 조사 끝에 그가 경찰이 아닌 것을 밝혀내고 이별을 요구했다. 이에 레이 씨는 8만위안(1천470만원)을 주지 않으면 성관계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고 겁먹은 팅팅 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해 이같은 범죄를 밝혀냈다.
현지 경찰은 현재 레이 씨를 형사구류하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