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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中 조선족사회' ②차세대의 도전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08.14일 08:25



2011년 중국 최초 한식 요리 전문기관으로 문을 연 '연변한식아카데미'는 지금까지 600여 명의 요리사를 배출했다.

글로벌 감각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태도가 강점

한식아카데미에 젊은이 몰려…청년경영자 네트워크로 상생 추구

(옌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조선족 청년들의 가장 주된 관심사는 '경제적 성공'이며 대세는 '창업'을 통한 부의 축적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내륙 도시와 한국 등으로 진출한 1세대는 초창기 단순 노무직 등에 종사하며 실력을 키웠다. 이에 비해 2세대라 할 수 있는 20∼30대의 청년들은 고학력·현지화·직업의 다양성 등의 면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이들은 부모 세대의 희생 덕분에 비교적 부유하게 성장해 고생을 모른다는 우려를 사기도 하지만 글로벌 감각과 새로운 분야로 과감히 진출하는 패기가 장점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족 청년은 창업과 취업에 적극적이다. 최근 인기 직업으로 떠오른 '요리사'를 배출하는 연변한식아카데미와 다양한 직업군이 포진한 연변조선족청년경영자연의회를 통해 차세대의 도전 정신을 살펴본다.

◇ 인기 직종으로 부상한 '한식 요리사'

"중국 전역으로 퍼진 한류 덕분에 '한식'에 대한 중국 주류 사회의 관심이 폭발적입니다. 너도나도 한식당 개설에 몰려 요리사가 부족할 정도입니다."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주도인 옌지(延吉)시에서 연변한식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순옥(54·여) 연변조선족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은 "TV 사극 '대장금'의 열풍이 거세게 분 데다가 한류 드라마에 한식이 자주 등장하는 덕분에 중국 전역에서 한식을 배우려는 젊은이가 몰려들고 있다"고 한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까닭을 설명했다.

2011년에 중국 최초 한식요리 전문기관으로 문을 연 한식아카데미는 지금까지 600여 명의 요리사를 배출했다.

김 소장은 "요리사가 되거나 한식당을 차리겠다는 포부를 안고 한식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는 젊은이가 최근 부쩍 늘었다"며 "불과 20년 전만 해도 요리인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낮아 꺼리던 직업이었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한식아카데미는 매달 20∼3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이곳 졸업생으로 옌지시에서 '사계절 돌솥밥' 식당을 운영하는 박찬결(28·남) 씨는 "한식의 인기 덕분에 손님의 절반 이상이 한족(漢族)"이라며 "기회가 되면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중국 전역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 씨는 "식당 운영에도 경영 철학이 필요해 연변대학 식품 외식 최고경영자과정을 다니고 있다"면서 "9월부터 한식아카데미에 재등록해 '건강식' 위주로 요리를 더 배울 작정"이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김 소장은 "졸업생 가운데 한국에서 요리사로 활약하는 젊은이도 많고,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중국 대도시로 진출해 창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송일(28·남) 씨도 한국행을 택했다. 그는 4년 전 한식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건너와 국가 검정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놀부 보쌈'을 거쳐 지금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식집 '당우리'의 요리사로 활약하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부모님이 만류해 요리인의 꿈을 접고 일반 회사에 취직해 4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가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보려고 한식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지요. 덕분에 한식의 본고장인 모국에서 요리사로 일할 기회를 얻어 매우 만족합니다."

강 씨의 꿈은 요리 솜씨를 좀 더 익히고 나서 중국으로 돌아가 전국에 한식을 퍼뜨리는 것이다. 그는 "우선 동북 3성에서 한식당을 차리고 나중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최근에는 요리를 예술로 대접하는 데다 정년도 없으니 이만한 직업도 없다"고 뿌듯해했다.

김 소장은 "우스갯소리지만 183만 명의 조선족이 다 요리사를 해도 15억 명의 시장이 있어서 먹고살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뒤 "드라마나 가요 등 대중문화의 인기는 식으면 그만이지만 음식은 입맛에 맞아 길들면 평생 가기 마련"이라고 한식 비즈니스의 무궁한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동북 3성만이 아니라 난징(南京), 선전(深천<土+川>) 등 먼 곳에서도 요리를 배우러 오는 젊은이의 도전 정신에 감탄한다"며 "조선족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아도 한식을 계속 먹을 수 있다면 정체성 유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연변조선족청년경영자연의회

기업 CE0를 비롯해 언론·법률·예술·스포츠 분야 청년 인재들로 구성된 연변조선족청년경영자연의회(이하 청경연·회장 김일)가 조선족 차세대를 이끌어갈 단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연변조선족청연경영자연의회의 이성일 이사(사진 좌측)와 김일 회장


연변조선족기업가협회의 후원으로 지난해 11월 결성됐다. 나이는 25세 이상 40대 이하이며 회원 수는 100여 명을 헤아린다.

김일(42) 회장은 "다른 기업인 단체와 달리 여러 분야의 인재가 모인 게 특징"이라며 "다양한 정보 교류를 통해 고정관념을 깰 수 있고 협업도 시도할 수 있어 회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회원 가운데 해외에서 거주하거나 유학한 경험자가 많아 감각이 국제적"이라며 "서로 협력해 동반 성장하고 사회에도 기여하는 '나눔'을 활동의 중심에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회원 중에 연변가무단원 등 문화 예술인이 많은 이유에 대해 그는 "경제가 뒷받침돼야 문화도 더 융성해지기 마련"이라며 "조선족 고유문화의 계승 발전을 차세대가 직접 챙겨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역과 한국으로 명태를 수출해 5천만 위안(약 91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 한국인 디자이너를 채용해 동북 3성에서 양복과 근로자 단체복 시장을 석권한 기업도 회원사입니다. 청년 기업이지만 규모는 이미 업계를 주름잡고 있지요."

청경연은 창립 후 첫 사업으로 불우 청소년 후원에 나섰다. 편모슬하이거나 고아로 7∼8살 전후의 취학을 앞둔 아동과 회원이 1대 1로 결연해 학업을 마칠 때까지 지원하는 후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5명이 혜택을 받기 시작했다.

역사 배우기에도 나서서 항일운동 유적지인 청산리·봉오리 전투 현장과 윤동주 생가도 견학했다. 외지에서 성장해 뿌리를 잘 모르는 청년들을 위해 봄·가을로 조선족 이주사 등 근·현대사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베이징대를 졸업하고 대우전자 중국지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던 김 회장은 지린성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백화점 사장으로 근무하다가 인테리어 회사를 창업해 연매출 2천만 위안(약 36억 원)을 올리고 있다.

"대우전자에 근무하면서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배웠고 1998년에 1년간 한국 연수도 받은 덕분에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2008년 창업할 때 눈높이를 세계시장에서 통하는 수준으로 삼았기에 금방 정부 발주에 참여할 만큼 인정을 받았지요."

이성일(32·남) 씨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해양대를 졸업한 뒤 한국 선박회사인 STX를 거쳐 물류회사인 한진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청경연 설립 소식을 듣자 곧바로 사표를 내고 옌볜으로 돌아왔다.

진작부터 고향에서 사업을 펼쳐보고 싶었던 그는 다양한 분야의 청년과 교류하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었다.

산업용 발전기 회사인 BIDA인터내서널의 지린성 총대리점 사장인 그는 "중국 정부가 창춘-지린-투먼(圖們)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북한의 나선항까지 도로가 완공되면 옌볜은 동북아 물류 중심 지역이 돼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며 "덩달아 선박·해운 분야 사업도 커질 것을 대비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김 회장은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옌볜에 2만 명이 넘게 있다"며 "이들 가운데 사업 아이템은 있으나 창업 자금이 없는 경우, 자본은 있지만 인맥과 아이템이 부족한 경우 등 서로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도록 청경연이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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