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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방인 아닌 이웃사촌, 상생문화 만든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5.10.09일 09:18
7일 밤 9시20분께 외국인 밀집지역인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갓매산삼거리 일대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외국인들이 밀집된 곳에 한 30대 베트남 여성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었던 탓.

그때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그녀를 향해 급하게 뛰어왔다.

‘베트남? 베트남 어디 있어요! 빨리 이쪽으로 오세요’라고 외치며 이 여성에게 다가온 이들은 바로 외국인자율방범대원들이었다.

경찰모와 유사한 모자를 쓰고 ‘자율방범대’라고 적힌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은 수십명의 외국인자율방범대원 중 베트남 출신 A씨가 나섰다. A씨는 이 여성에게 베트남어로 “이곳에 누워있으면 안 된다”며 설득, 집으로 무사히 돌려보냈다. A씨는 “그 나라 언어로 잘 타이르면 어떤 외국인 사건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외국인이지만, 우리 동네 치안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원서부경찰서 외국인자율방범대와 다문화치안봉사단으로, 경찰과 함께 매주 2회 밤 9시부터 1시간씩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외국인 주거밀집지역을 순찰하며 기초질서 캠페인 등 다양한 치안 활동도 벌인다. 이날도 외국인자율방범대원 12명, 다문화치안봉사단 5명, 경찰 10명 등 30명가량이 순찰했다.

이들이 수원역 조선족 거리를 순찰하자 이곳에 있던 외국인들의 행동이 급격히 변하기 시작했다. 불법 주정차를 시도하던 한 조선족은 급하게 차를 빼기도 했으며, 노상에서 담배를 피우며 고성방가를 지르던 조선족 무리도 갑자기 담배를 끄는 등 조심해 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 이날 밤 9시40분께 수원역 집창촌 일대에서 음주 시비로 말다툼하던 조선족이 이들의 중재로 별 탈(?) 없이 마무리되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한국인 김민규씨(35)는 “외국인 밀집지역 등 범죄 다발구역에 외국인들이 직접 나서서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니 상당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화성동부경찰서 소속 외국인자율방범대는 한 사찰에서 외국인 범죄피해 신고 및 상담 부스를 운영하는 경찰을 도왔다. 상당수 외국인이 경찰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있어 상담이 어려운데, 이들의 중재에 큰 성과를 거뒀다.

경기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는 “외국인자율방범대는 치안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국내 주민들의 외국인 인식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경기일보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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