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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 천년의 고찰에 삼국이 있었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10.15일 11:48
(흑룡강신문=하얼빈)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시기를 두고 다양한 설이 전해오고 있다. 명나라의 불교전적 《불법금탕편(佛法金湯編)》에는 진시황(秦始皇) 때 서역의 실리방(室利防) 등 승려 18명이 불경을 갖고 함양(咸陽)에 왔다는 기록이 있다. 일각에서는 또 선진(先秦) 시기의 지리서 《산해경(山海經)》의 서술을 빌어 하나라 초의 동이수장 백익(伯益)이 벌써 부처를 알았다고 주장한다.

  어쨌거나 한나라 명제(明帝) 때부터 비로소 불교가 종교로 정부의 승인과 숭신(崇信)을 받고 그 기초와 규모를 이뤘다는 통설이 지배적이다.



낙양 백마사 사찰어귀에 서있는 백마 석상이 유표하다.

  영평(永平) 7년(A.D.64년), 명제는 사절(使節) 12명을 서역에 보내 불법을 구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사절들은 인도 승려와 함께 경서와 불상을 갖고 귀국했다. 이때 수도 낙양(洛陽)에 중국의 첫 불교사원이 서는데, 이 사원이 바로 현존하는 낙양의 백마사(白馬寺)이다. 백마사는 그때 경서와 불상을 실어온 백마 때문에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불교는 대륙 복판의 중원까지 육지와 해상의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되었다. 실크로드는 옛날 비단무역을 계기로 중국 중원에서 시작되어 아시아와 서방세계를 연결하던 교역로(交易路)를 이르는 말이다.

  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불교의 전래는 육로를 통한 불교의 전래 시기와 엇비슷하였다. 일부 학자는 불교가 서기 50년을 전후로 벌써 강소성(江蘇省)과 산동성(山東省) 등 연해지역에 침투되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연운항(連雲港)에 있는 옛 사찰 법기사(法起寺)는 중국의 첫 사찰이라고 불리는 백마사와 간발의 차이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

  불교는 남북조시기에 널리 선양되었으며 당나라시기에 이르러 한창 흥성했다.

  불교의 발상지 인도는 중원은 물론 대륙 동쪽에 있는 고구려와 신라, 백제에는 더구나 먼 나라였다. 불교가 육로의 서역이나 바다 연안의 항구를 통해 중국 대륙에 점진적으로 정착되었다면 고구려와 신라, 백제에는 중원을 발판으로 삼아 들어가고 있었다. 필경은 불교가 흥기하고 있는 중원이야말로 삼국 승려들의 구법 수도로 향한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과 육지로 잇닿은 고구려는 삼국에서 제일 먼저 불교를 받아들인 나라이다. 남조(南朝) 시기의 전기 《고승전(高僧傳)》, 한국의 고서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은 모두 고구려가 불교를 접한 이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백제 특히 신라는 중원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다가 또 고구려의 제약을 받아 그 뒤로 처지게 된다.



옛 신라촌 자리에 세운 기념물. (강소성 연운항에 위치)

  중원에 왔던 삼국의 구법승 가운데서 오늘날까지 그 이름을 전하는 승려만 해도 100여명이나 된다. 와중에는 바야(波若)처럼 《삼국유사》에 기록된 유명한 고구려 고승이 있는가 하면 의상(義湘)처럼 명성을 날린 신라 고승이 있으며 또 의각(義覺)처럼 불교명산 구화산(九華山)에서 불상을 직접 반도에 가져간 백제 고승이 들어있다.

  대륙을 지나 직접 인도에 다녀간 삼국의 승려도 적지 않았다. 당시 삼국에서 인도까지의 왕래는 아주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일찍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 허황옥은 배를 타고 가락국에 와서 김수로왕과 혼인을 맺는 것이다.

  현존하는 기록에 따르면 백제 승려 겸익(謙益)은 첫 사람으로 인도에 가서 불교를 구해온 구법승이었다. 여행기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의 저자인 신라 승려 혜초(慧超)도 당나라에서 활동하다가 인도에 다녀왔다. 고구려 승려 현유(玄遊)는 인도로 다녀오면서 사자국(獅子國, 스리랑카)에까지 거류했다고 전한다.

  잠깐, 흥미로운 일이 있다. 채소 가지(茄子)는 마침 불교가 전래되던 동한 무렵 중국에 수입되었다고 전한다. 그런데 원산지가 인도와 동남아인 이 가지가 엉뚱하게 신라로부터 중국에 전해졌던 것이다. 훗날 수양제(隋煬帝)는 신라가지를 특별히 편애하여 '곤륜자과(崑崙紫瓜)' 즉 곤륜의 검은 오이라는 칙명까지 내렸다고 한다.

  실제로 가지는 반도에서도 임금님의 진상품 품목에 든 유명한 식품이며, 오늘도 '조선가지'라는 이름으로 한때 '귀한 몸'으로 높이 있었던 옛 신분을 자랑한다.



베이징 통현의 옛 비석이 폐물수거소에 묻혀 있다. 이 부근에 고려사찰 옛터가 있었다. 고려사찰은 고구려마을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자칫 역설적인 이야기로 들릴 법 한다. 나중에 삼국의 승려가 되레 법회를 열고 중국의 승려들에게 불법을 설파, 전수하기 때문이다. 최초의 구법승이 법사스님으로 화려한 변신을 한 것이다. 신라 승려 김교각(金喬覺)은 훗날 지장보살의 현신으로 추앙되며 고구려 승려 승랑(僧郞)은 양무제(梁武帝)가 파견한 고승들에게 삼론학(三論學)을 가르친다.

  그러고 보면 삼국의 승려는 인도의 달마(達磨)대사가 바위에 그림자를 남기듯 대륙의 옛 사찰에 그들의 승적(僧跡)을 또렷이 찍어놓고 있는 것이다.

  옛날 사찰은 대륙의 동서남북 곳곳에 적지 않았다. 남조(南朝)의 양무제 때 수도 건강(建康)에 불교사원이 5백여개나 되었다. 북조(北朝) 때 낙양에만 해도 불교사원은 1,300여개 되었으며 각 주와 군에 무려 3만여개나 되었다고 한다. 현재 대륙의 종교계에서 개방한 불교사원은 약 3만 3천개이며 그 가운데서 한전(漢傳) 불교사원은 2만 8천개 된다고 한다. 중국 불교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사원에 있는 승려와 비구니는 약 24만명에 달한다.

  오늘날 대륙의 고찰은 여러 조대와 시기를 거치면서 적지 않게 훼손되고 소실되었다. 그러나 잔존하는 많은 옛 불교장소에서 여전히 삼국 승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신라 승려 무상(無相)대사는 오백 나한(羅漢)의 한 사람으로 사찰에 모셔져 있으며, 석굴 사원인 용문(龍門) 석굴에는 옛날 신라 승려가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신라상감(新羅像龕)이 있다. 신라 승려 원측(圓測)은 고전소설 《서유기(西遊記)》의 주인공 삼장(三藏)법사의 실제 모델인 현장(玄奘)법사의 수제자인데, 그의 부도탑(浮屠塔)은 섬서성(陝西省) 서안(西安)의 흥교사(興敎寺)에 세워져있다.

  기실 대륙에 여기저기에 나타나고 있는 삼국의 승려는 중원으로 향한 삼국 사람들의 일부였다. 중원에는 승려는 물론 사신들의 발길이 연이어 이어졌고 또 상인들을 비롯한 민간인들의 행렬이 오랜 시기를 이었다.

  중국의 일부 지역에는 아직도 고려항(高麗巷), 고려산(高麗山), 신라초(新羅礁), 신라산(新羅山) 등 지명이 있으며 지어 신라삼(新羅參), 신라송(新羅松) 등 식물이름도 있다. 항구도시 천주(泉州)에서는 박래품인 '포채(包菜, 양배추)를 지금도 '고려채(高麗菜)'라고 부르고 있다.

  그때 그 시절, 대륙 연해에 집성촌을 이룬 신라인들은 신라촌(新羅村), 신라원(新羅園), 신라방(新羅坊), 신라역어처(新羅譯語處), 구당신라압아소(勾當新羅押衙所) 등 조직과 기구를 만들고 있었다. 신라인들의 이런 동네에는 또 그들의 이름을 따서 지은 신라사(新羅寺)가 늘 그림자처럼 함께 등장하고 있었다. 사찰은 이역 땅에서 사는 신라인들의 하나의 구심점으로 되고 있었던 것이다.

  대륙의 고찰에 울린 풍경소리에는 분명히 삼국의 향음(鄕音)이 함께 날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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