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미국에서 70세 이상 노인들의 오락은 골프나 수영이다. 하지만, 젊은이들도 힘겨워하는 비치발리볼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미국 80대 할머니가 화제를 낳고 있다.
주인공은 로스앤젤레스(LA) 남부 오렌지 카운티 코로나 델 마에 사는 로이스 오스틴(80) 할머니다. 그녀는 60년 전에 배운 비치발리볼로 건강을 다지는 '비치발리볼 마니아'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22일(현지시간) LA 타임스에 따르면 로이스 할머니는 1주일에 3일 비치발리볼을 하며, 2∼3차례 게임을 소화한다. 50대 이상 실버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지만, 팀 내에서는 최고령자다. 상대팀 선수들도 오스틴 할머니보다 20∼30살은 어리다.
로이스 할머니는 남편 에드와 함께 지난 15년간 코로나 델 마의 캘리포니아 비치발리볼 협회에서 치러지는 토너먼트 경기에 참석해왔다.
그녀는 유타 주에서 열리는 헌츠맨 월드시리즈 배구 경기에도 참석하고 있다. 로이스 할머니는 50세 이상 토너먼트 경기에서 선수로 직접 뛴다. 올해 그녀가 소속된 팀은 73세 이상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로이스 할머니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요한 것은 점수가 아니다"면서 "나는 친구들 때문에 경기에 임한다. 비치발리볼은 팀 동료와의 관계를 굳건히 해주는 활력소"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델 마에서 줄곧 자란 그녀는 1953년 오렌지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야구, 소프트볼, 필드하키, 배구 등 각종 구기 스포츠를 섭렵했다. 당시만해도 여성이 구기 종목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녀는 고교 졸업 후 인근 뉴포트 비치에서 15년간 인명구조원으로 근무했다. 1996년 은퇴하기 전 시 공공사업국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도 했다.
로이스 할머니가 본격적으로 비치발리볼을 하게 된 것은 남편 에드를 만나면서다. 그녀의 남편 에드 오스틴은 준프로급 비치발리볼 선수였다. 이들은 주말이면 비치발리볼 경기를 하면서 사랑을 키웠다.
로이스 할머니는 "당시 내가 42살, 남편은 30살이었다"면서 "그는 나와 경기를 할 때면 일부러 많이 져줬다"고 회고했다.
남편 에드는 "로이스는 매우 경이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그녀의 팀 동료 수지 크론(54)도 "로이스 할머니는 대단한 사람"이라며 "그녀는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복돋아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로이스 할머니는 자기관리에 철저하다. 그녀는 세 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으면서도 비치발리볼을 해오고 있다.
로이스 할머니는 "나는 음식 섭취에 신경을 쓰고 1주일에 2차례 체중을 재며 관리를 한다"면서 "화가 날 때는 성경을 읽으면서 평정을 찾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녀가 비치발리볼을 선택한 것도 부드러운 모래가 무릎에 압박을 덜 주기 때문이다. 비치발리볼을 해오면서 무릎도 강해져 배구 경기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것. 그녀의 팀은 지난 18일 로이스 할머니의 '선전'으로 토너먼트 우승을 했다.
로이스 할머니는 "팀 동료들은 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본다"면서 "동료들과 경기를 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정담을 나눌 때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