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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프랑스 변호사… 세계시장 공략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2.29일 08:49
(흑룡강=하얼빈) "역사와 고고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유럽의 깊은 역사에 매료됐고 대학시절 프랑스 친구에게 우리말 과외를 하며 불어를 공부한 것이 인연이 됐습니다."

  프랑스의 해외기업자문 전문로펌인 '아르케(ARCHE)'의 대표변호사인 김중호 프랑스변호사는 "프랑스를 선택한 것은 개인적인 이유였지만 지금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프랑스 파리2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뒤 1998년 현지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 한국인 최초의 프랑스 변호사가 됐으며 현재는 아르케 대표로 활약중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국내 기업고객과 미팅을 위해 귀국한 김 대표를 17일 만났다.



  김 대표는 '외규장각도서 반환소송'을 주도해 반환에 기여했다. "2007년 한국 민간단체를 대리해 프랑스 정부를 상대로 외규장각반환소송을 시작했습니다. 승소가능성이 낮은 싸움이었죠. 예상대로 프랑스 행정법원은 1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고 저희는 항소했습니다. 그런데 2심이 열리기 직전인 2010년, 프랑스 정부는 전격적으로 외규장각도서를 우리 정부에 반환했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이 소송을 계기로 외규장각도서에 관심을 갖게 됐고 144년만에 이뤄진 반환에 제가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는 2003년 프랑스에서 동료 변호사 17명과 '알레리온(ALERION)'이라는 로펌을 만들어 소속 변호사를 70명 규모로 성장시켰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해외로 눈을 돌린 그는 2014년 해외진출에 뜻이 있는 팀원 4명과 함께 나와 아르케(ARCHE)를 설립해 적극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섰다. 아르케는 그리스어원으로 '시작', '기원'이라는 뜻이다. "새롭게 해외진출에 뛰어들어보자는 의미였죠. 현재 아르케는 홍콩과 싱가포르에 진출한 상태입니다."

  김 대표는 영국 등 유럽연합(EU)을 시작으로 올 7월 1일부터 실시되는 우리나라의 법률시장 3단계 개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프랑스 로펌은 국내 사건들만 수임하는 국지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1970년대 법률시장이 개방되자 영·미로펌들에게 상당부분 시장을 잠식당했습니다. 정부마저도 대형 프로젝트가 있으면 영·미로펌에 자문을 맡기는 형편입니다. 한국도 몇몇 대형로펌을 제외하면 다들 해외진출에 관심이 부족한 편입니다. 프랑스처럼 법률시장개방으로 국내 로펌들의 입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그는 프랑스 법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제가 겪은 어려움을 후배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2007년부터 한국계 프랑스 법대생 일부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외국인은 변호사가 되기 어려운 프랑스 현실을 고려해 한국계 프랑스변호사들이 저희 로펌에서 6개월간 인턴(의무수습)을 받을 수 있도록 편의도 제공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의 도전을 기대합니다."/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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