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다음 공략 대상이 '가상현실'(VR)로 쏠리고 있다고 중국 바이두(百度) 백가(百家)망이 22일 보도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고위층 포럼'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외에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小米) 창업자 등이 VR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입장을 밝혔다.
VR은 일상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을 직접 체험하지 않고서도 그 환경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보여주고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신기술로 2000년대 초반 주목을 받다가 근래 들어 VR 헤드셋이 쏟아져나오며 다시 주목을 받는 분야다.
중국 기업들은 VR 기기 부품산업의 성장과 함께 완제품 분야에서도 과실을 따 먹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IT 시장 분석·컨설팅 기관인 IDC는 올해 중국 현지의 VR 기기 출하량이 작년보다 476% 증가한 48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럼에서는 먼저 저커버그가 올해를 VR 대중화의 원년으로 예상하며 앞으로 5∼10년 후에 VR 폰이 시장 주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이 2014년 20억 달러에 매입한 VR 업체 오큘러스 리프트가 연내 상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커버그와 대담하던 마윈 회장도 VR의 시장대세론에 동조하며 오큘러스의 신제품을 알리바바의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마 회장이 포럼에서 밝히지는 않았지만 알리바바는 'VR 실험실'을 설립하고 자체 VR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알리바바가 최근 공개한 '바이(Buy) 플러스' VR 전략은 앞으로 VR을 통해 쇼핑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VR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최대의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도 '구글X랩' 연구소 같은 '샤오미 탐색실험실'을 만들고 이 실험실의 최우선 공략대상으로 VR 분야를 선정했다. 현재 각계의 VR 전문가들을 영입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럼에 참석한 레이쥔 회장은 "VR이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체험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VR이 보급되려면 적어도 5∼10년의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는 앞으로 2∼3년내 VR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IT업체 HTC는 VR 분야가 세계 IT시장의 주류로 등극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보고 최근 VR 개발에 '올인'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백가망은 전했다. 현재 HTC는 밸브 코퍼레이션과 공동으로 개발한 바이브(Vive)를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중국 미디어기업들도 VR 시장 확대에 따라 다각적으로 VR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인 아이치이(愛奇藝)는 VR 헤드셋을 이용해 VR 영상클립을 볼 수 있는 망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중국 망고 TV는 중국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의 VR 코너를 만들어 시범적으로 VR을 통해 현장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지방정부도 VR 산업의 개발 확대를 노리고 있다. 궈안(郭安) 난창(南昌)시장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세계 처음으로 VR 산업 육성 계획을 마련했다"며 난창에 1천억 위안 규모의 VR 산업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의 VR 산업은 VR 기기 분야의 인허(銀河) 디지털오락, 샤오냐오칸(小鳥看), 3글래시스(3Glasses), 일체화 장비 분야의 루이웨(睿悅) 정보, 옌훠(焰火)공방 등이, 콘텐츠 분야의 폭풍마경앱, 여행VR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 추세다.
중국 IT업계 전문가 왕신시(王新喜)는 "아직 VR산업은 시장 표준도 마련돼 있지 않고 연계 생태계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핵심 기술의 선점과 함께 VR 콘텐츠 분야의 육성 노력도 함께 기울여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