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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판 '쯔위 사태' 일파만파

[기타] | 발행시간: 2016.06.10일 03:06
[화장품 회사 랑콤, 反中 홍콩가수 콘서트 기획했다가 中네티즌의 '불매운동' 압력에 취소]

- 열받은 홍콩 "랑콤 제품 안 사"

시민들 매장 몰려가서 시위

홍콩 통신회사, 해당 가수 옹호 "평생 모델로 채용하겠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랑콤이 반중(反中) 성향 홍콩 여가수를 초청해 판촉 콘서트를 열려다 중국 네티즌의 불매 압력을 받고 취소했다.

지난 1월 '쯔위 사태'처럼 자국의 경제력을 등에 업은 중국 네티즌의 완력 앞에 해외 기업과 연예인이 표현의 자유를 제약받는 상황이 또 발생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영국 BBC 등은 9일 "이 일로 홍콩의 반중 정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 등에 따르면 랑콤은 오는 19일 홍콩의 인기 여가수 데니스 호(何韻詩)를 초대해 신제품 판촉을 위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에 거슬리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나섰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이 매체는 지난 4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랑콤이 홍콩에서 홍콩과 티베트 독립을 주장한 데니스 호를 초청해 판촉 대변인을 맡겼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네티즌들에게 던졌다.




데니스 호는 2014년 홍콩 대학생들이 90여 일간 도심을 점거하고 민주화를 요구했던 이른바 '우산혁명' 당시 최후까지 현장을 지키다 체포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지난달에는 티베트 독립운동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도 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이런 이력을 거론하며 "랑콤이 계획을 취소하지 않으면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랑콤이 데니스 호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번졌다.

랑콤은 결국 5일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데니스 호는 판촉 행사의 대변인도 모델도 아니다"고 해명한 뒤 "혼란을 초래해 미안하다"며 중국 네티즌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안전상의 우려로 콘서트 중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랑콤이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하자 데니스 호는 "세계적 브랜드인 랑콤마저 중국의 패권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반발했다. 홍콩 일부 시민은 시내 중심가 랑콤 매장에 몰려가 "(랑콤의 모회사) 로레알그룹 제품을 사지 말자" "랑콤은 자기 검열을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는 반중국 구호가 적힌 전단이 나붙었고, 우산혁명의 상징이었던 노란 우산도 등장했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이런 분위기에 관계없이 7일 자에 "앞으로 중국에서 밥 먹고 살려는 외국 연예인 등은 중국을 더욱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홍콩 최대 통신회사인 PCCW가 데니스 호를 자사 음악 앱의 평생 모델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PCCW는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의 차남 리처드 리(李澤楷) 소유 회사다. PCCW 측은 "리처드 리는 홍콩 독립에는 분명하게 반대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 SNS에는 왓슨스, 존슨앤드존슨, 리스테린 같은 리카싱 집안이 소유한 브랜드 이름을 거론하면서 "우선 왓슨스 생수 같은 물건부터 사지 말자" "데니스 호가 영원한 모델이라면 그건 영원한 불매 운동을 의미한다"는 등의 글들이 오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BBC 중문판은 "홍콩의 유명 연예인들을 홍보 모델로 채용하려는 외국 기업들은 극도로 조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의 인민재판식 불매 운동이나 벌 떼 비난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대만 대선을 며칠 앞두고 대만 출신 한국 JYP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본명 저우쯔위·周子瑜·16)가 과거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든 사실이 알려져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았다. "앞으로 JYP 소속 아이돌 콘서트는 보이콧하겠다"는 협박까지 나오자 박진영 JYP 대표는 "쯔위의 모든 중국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고, 쯔위는 동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만 독립 성향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당시 총통 후보의 공식 페이스북이 중국 네티즌 수만 명의 비난으로 도배되기도 했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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