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리현조선족중학교 박숙영학생
(흑룡강신문=하얼빈) 진종호 기자= 8세때 아버지를 여의고 외지로 돈벌러 갔던 어머니마저 련락이 끊겨 어린 동생과 년로한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 '소녀가장'의 삶을 살아야만 했던 벌리현조선족중학교의 박숙영학생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저버리지 않고 피타는 노력을 경주해 올해 대학입시에서 613점의 성적으로 칠대하시 문과수석을 차지함으로써 주변사람들에게 크나큰 감동을 주고 있다.
학교운동장에서 박숙영학생이 권만호담임선생님과 뜻깊은 기념사진을 남겼다. /양일천
고향이 화남현 대팔랑향 대선촌인 박숙영학생은 운명의 조롱이라고 할까 어린나이에 많은 시련을 겪었다. 가정의 대들보였던 아버지가 심장병으로 당시 8세의 숙영이와 여섯달밖에 안된 녀동생을 남겨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생계를 위해 외지로 돈벌러 떠났던 어머니마저 새로 가정을 이룬후 그들과의 련락을 끊어버렸다. 이때로 부터 한창 엄마, 아빠의 품속에서 재롱을 부려야 할 나이에 숙영이는 어린 녀동생과 년로한 할머니를 돌봐야 하는 '소녀가장'이 되였다. 할머니를 도와 가정살림을 해야 했고 어린 녀동생도 챙겨야 했지만 그의 손엔 책이 떨어질새 없었다. 당시 그의 가정형편에서 공부를 계속 할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지만 장래가 불투명했던 그 시절 유일한 희망이 공부였고 책이였기때문이였다. 다행히 친척들과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3학년때 한족학교에서 조선족학교로 전학을 했고 소학교를 졸업하고 벌리현조선족중학교로 진학할수 있게 되였다.
박숙영학생의 가정형편을 료해하게 된 정창국교장을 비롯한 이 학교지도부에서는 백방으로 그가 안심하고 공부할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고마운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새벽 두시, 세시까지 밤을 패가면서 악착같이 공부했다는 박숙영학생의 일기에는 "인생은 참 묘한것이다. 왜냐하면 미래를 예측할수 없기때문이다….생활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빼앗아가고 그동안 의지하고 살았던 할머니를 알츠하이머(치매)란 병으로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나는 더욱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외롭지 않았다. 특히 학교와 선생님들의 관심과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학교의 조학금과 장학금으로 생활할수 있었고 평소 약까지 챙겨주는 어버이같은 선생님이 있어 사랑을 듬뿍 받으며 성장할수 있었으며 공부가 일종 향수로 되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꿈만 같다. 십년전만 해도 가정을 잃고 방황하던 꼬마가 꿈을 향해 나가고 있다. 난 항상 웃는 얼굴로 생활을 대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것이며 용감하게 도전할 것이다…."라고 적혀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말처럼 역경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온 '소녀가장'-박숙영학생은 복단대학 사회경제학과를 제1지망으로 선택했다. 돈을 많이 벌어 고마운 분들에게 보답하고 불우학생을 돕는 자선사업가가 되는 것이 꿈이란다. 아직 학비와 생활비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밝고 찬란한 그의 얼굴에서 미래의 희망을 엿볼수 있었다.
위챗 bjzx7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