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대선 경쟁… 與野 주자들 발걸음 더 분주해져]
유승민, 젊은 세대와 접촉 늘리고 오세훈은 보폭 넓히며 재기 모색
문재인, 최근 울릉도·독도 방문
안철수, 순회강연·싱크탱크 확대
손학규는 '새 판 짜기' 방안 구상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여의도 정가는 8월 들어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중 예정된 여야의 새 지도부 선출도 관심이지만 내년 대선 출마를 검토하는 주자들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대선 때도 선거 1년 전 추석을 앞두고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대선 주자들이 많았다.
◇민생투어 김무성, 젊은층 공략 유승민
새누리당 대선 주자 중에선 김무성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말 지지자 1500명을 모아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행사를 연 데 이어 1일에는 전남 진도의 팽목항을 시작으로 전국 민생투어에 나섰다. 김 의원 측은 "이번 투어를 기점으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결심을 굳힐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의원은 대학 강연 등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촉 기회를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선 교사 등 전문가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정병국·김용태 후보 단일화에 역할을 하는 등 당내 정치에 보폭을 넓히며 재기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총선 이후 서울 혜화동에 차린 '공(共)·생(生) 연구소'에서 서울시장 시절 참모들과 지지자들도 만나고 있다. 개헌과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한 책도 집필 중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요즘 가는 곳마다 '대한민국 리빌딩(rebuilding)'을 언급하고 있다. 남 지사 측은 "청와대·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이어 대한민국 전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대안을 구상 중"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측도 "앞으로 닥칠 저성장 시대에 대한민국의 나아갈 길을 화두로 공부 중"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이를 위해 미래 성장 동력 분야의 전문가 그룹과 정기적으로 만나 조언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 행보 문재인, 싱크탱크 확대 안철수
야권 대선 지지율 선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울릉도·독도를 방문하는 등 대선 주자로서의 움직임에 서서히 시동을 걸고 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된 뒤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민간 잠수사 김관홍씨의 유족을 찾아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청와대 출신 더민주 의원 20여명과 만찬을 가졌다.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 여파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최근 정치·정책 행보를 재개(再開)했다. 8~9월 중소도시 위주로 전국을 돌며 강연과 민생 현장 체험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싱크탱크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도 8월 말까지 확대 개편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광둥성 서기를 만나고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까지 마치고 돌아온 김부겸 의원도 정책 공부에 한창이다. 김 의원 외곽 조직인 '새희망포럼'을 중심으로 실무자와 지지 세력도 모이고 있다고 한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은 정계 복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시점은 9월 추석 이후가 거론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포함해 '제3지대'까지 선택지에 놓고 거취를 고민 중이다. 한 측근은 "핵심 메시지가 준비되는 대로 언론 앞에서 공식 복귀 선언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무와 홍보 관련 보좌진을 개편했다. 여의도 정치권에 대해 잘 아는 인사들이 중심이 됐다. 다만 정치 현안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가급적 피할 것 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의 측근인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시정(市政)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시민 평가가 좋다면 그다음 도약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서울 마포의 싱크탱크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 틈틈이 정책 공부를 하고 있다. 안 지사는 2기 도지사 경험을 담은 저서 출판 시기에 맞춰 북 콘서트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