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2002년 월드컵 유치 과정 당시와 개최 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들과 빚은 우발적인 사건을 털어놨다.

정 명예회장은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월드컵 10주년 기념식 환영사에서 본격적인 유치전이 시작될 무렵인 1993년 FIFA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떠올렸다.

그는 "주앙 아벨란제 전 FIFA 회장, 제프 블래터 현 회장, 펠레 등이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 나도 초대받았다"며 "그 자리에서 월드컵 개최지가 일본으로 굳어진 듯한 분위기가 감지돼 한마디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우리도 곧 유치 신청을 하겠으니 월드컵 개최지를 집행위원들에 대한 로비가 아닌 정정당당한 축구 경기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벨란제 전 회장은 FIFA 규정에는 축구 경기로 개최지를 결정한다는 근거가 없어 제안을 수용하지 못하겠다는 우스갯소리로 다음 발언을 이어갔다고 정 명예회장은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스위스와의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들려온 블래터 회장의 ‘도발적인’ 발언도 소개했다.

정 명예회장은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이 주심이 (블래터 회장과 같은 스위스인이라서) 스위스 편을 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자 블래터 회장이 '뭐 그 정도로 그러느냐. 4년 전에는 MJ가 심판들을 매수해서 4강까지 갔는데 우리는 그때 겨우 16강이었다'라고 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국은 당시 조별리그에서 토고를 2-0으로 꺾고 강호 프랑스와 1-1로 비겼으나 스위스에 발목이 잡혀 본선 출전국 가운데 가장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 국민일보 쿠키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