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중국경영왕] 중국에서 한 여의사가 "부끄럽다"는 이유로 하복부에 부상을 입은 70대 노인의 치료를 거절해 숨지게 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중국 '신화왕'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지난해 10월 70대 남성이 병원에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감염성 쇼크'로 숨졌다고 22일 보도했다. 이 사건은 최근 중국 법원이 해당 병원에 "유가족에 9만6000위안(약 1718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안후이성(安徽省) 육안시(六安市)에 사는 마윈녠(馬運年)이라는 70대 남성은 지난해 10월 13일 이웃과 다투다 맞아 하복부에 부상을 입었다. 마씨는 급히 안후이성(安徽省) 서성현인민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실 담당 의사는 먼저 초음파 사진을 찍어 부상 정도를 정확하게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은 급히 마씨를 초음파실로 옮겼지만 뒤늦게 나타난 여의사는 "부친이 밑을 걷어차였다. 내가 초음파 사진을 찍어주기엔 좀 불편하다."며 치료를 거절했다. 대신 흉부외과로 가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가족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자 다시 마씨를 흉부외과로 옮겼다. 마씨는 계속 "죽을듯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병원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수술을 거절했다.
마씨는 결국 병원에 도착한지 20시간만에 겨우 엑스레이를 찍고 피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쇼크상태'에 빠졌다. 병원측에서 급히 수술에 들어갔지만 마씨는 수술을 시작한지 20분만에 숨을 거뒀다. 사망원인은 급성 복막염으로 인한 '감염성쇼크'였다.
마씨의 가족은 이 병원을 상대로 "정신적 위로금과 장례비용 등을 포함해 17만위안(약 3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에 들어갔다. 법원은 "병원의 과실이 70%, 개인의 책임이 30%라며 9만6000위안(약 1718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중국에서는 처음 "부끄럽다"는 이유로 초음파 치료를 거부한 '여의사'의 행동에 대해 열띤 논쟁이 일고 있다. '여의사에게 수치심을 느낄 권리가 있는지의 여부가 핵심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런 순결함은 들어보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치료를 거부한다면 살인이랑 다를 게 뭐 있냐", "이런 의사라면 집에서 책이나 보고 있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