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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초심을 잃지 않는 교사가 되리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9.05.29일 15:19



서경란 (안도현조선족소학교)

  (흑룡강신문=하얼빈)어떤 사람이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일가? 나는 자신한테 물었다. 해맑은 눈으로 아장아장 발걸음을 떼는 귀여운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떠오른다. 초롱초롱하고 맑디맑은 눈동자로 그 마음마저 들여다보일 것 같은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마음이 순수하여 우리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으면서 사랑스러운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럼 난 여기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은 어린이와 같은 동심을 소유한 사람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또한 그게 바로 초심을 지켜가는 사람들이 아닐가 하는 사색에 빠져본다.

  그리고 이렇게 백지장같이 깨끗한 동심을 소유한 사랑스러운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인 나 자신은 과연 아직도 초심을 지켜가고 있는가하는 반성자세로 어느덧 교단에 선지 17년이 되는 자신의 교원생애를 돌이켜보았다.

  처음에는 그랬다.

  “모든것을 학생을 위하여! 학생의 모든것을 위하여!”를 부르짖으며 조금도 식어갈것 같지 않는 열정으로 내 학생을 사랑했다.

  가정형편이 넉넉치 않는 반급학생들을 위하여 아침이면 도시락을 싸들고 통근버스를 향해 숨가쁘게 뛰여가면서도 마냥 즐거웠고 남편까지 동원하여 십여리길을 달려 아버지가 장기환자로 누워계신 학생집으로 가서 문풍지를 해주고 집청소를 해주면서도 당연한 일을 하는것 같기만 했으며 얼마 안되는 월급을 털어서 학용품에 옷견지까지 사주면서,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주말에 집까지 찾아가 개별보도를 해주면서 학생들의 생활의 구석구석을 보살피지 못함을 한스러워할 정도라고 할가...그들의 얼굴에 행복이 남실거리기만을 바라보며 힘든줄도 몰랐고 또한 그게 숙명처럼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것 같고 그렇게만 살고싶었다.

  그런 순박한 시골교사였는데...

  이젠 많이 담담해진것 같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아들을 키우며 하루건너 병원놀이하는 아들땜에 마음을 졸이며 살다보니 여유가 없었다고 변명같은 소리를 한마디 하고싶건만 그것 또한 전부는 아니였다.

  서로가 학교우수교원영예도, 시우수교원영예도 모두 독차지하려고 아웅다웅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욕망과 질투로 가득찬 세파속에서 그래도 최저선은 지키며 내가 맡은 반급 학생에게 미안하지 않으면 되지 하는 자아안위가 쌓이고 쌓여 나의 초심을 묻어버린것 같았다.

  인내심이 줄어들고 아등바등 후진생교육에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학원바람에 학원가서 공부를 하는데 하는 떠넘기기식의 교사가 되여버렸다.

  학생의 문제는 그냥 학부모에게 떠넘기기가 일쑤인 차가운 교사가 된것 같다.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남학생이 사춘기를 맞이하며 성격이 거칠어지고 숙제를 안했냐고 물었는데 입속말로 꼭 담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뭐라고 욕하는것 같았을 때 난 한편으로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서도 내가 이 아이에게 준 사랑이 너무 적었구나하는 자책감이 불쑥 들었다. 사랑으로 가꾸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다독여주는 일을 해준적이 없었다. 부모도 곁에 없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에 목말랐을가?

  그후로 난 180도 다른 담임이였다. 적어도 그애한테만. 친절하게 타일러주고 숙제도 도와주고 맛있는것도 챙겨주면서 이상한 행동을 했다. 그러다가 그 아이가 점차 쾌활하게 사랑스러운 학생으로 바뀌는것을 보고서야 키넘어가는 우리 5학년 똑똑이학생들이 내 마음을 리해하는듯 싶었다.

  그 과정에 나도 보이지 않던것들을 다시 찾아보며 나는 과연 어떤 교원이였던가! 어떤 교원으로 살아가야 할지를 깊이 고민해보았다.

  그때 수수한 모습의 선배가 눈에 안겨왔다. 수수한 들국화마냥 소리없이 그 자리를 지켜가는 선배 선생님은 지금도 한결같은 마음을 쭉 갖고계셨다.

  지금도 반급의 빈곤학생이 축구화가 없어 축구대에 참가하기를 저어하자 선뜻 값비싼 축구화를 사주고 밥값도 당신 담당인줄 알고 내주시는 그런 선배선생님이, 숙제를 안해오는 문제 학생들을 학교에 남겨서 차근차근 가르치면서도 큰소리 한번 내지 않는 선배선생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이 콕콕 찔리는듯 아팠다.

  전에는 선배가 늘 “나이는 어려도 학생들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깊지!”하고 날 칭찬하셨는데 이젠 자신이 부끄럽다.

  항상 초조히 팽이 돌듯 바쁜 나보다 여유가 넘치는 선배가 너무 아름다와 보였다.

  선배는 지혜롭게 살고 있었다. 욕심도 부리지 않고 교사로서 오직 나의 학생들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난 티없이 맑은 학생들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않고 과연 무엇에 그렇게 집착했었나?

  가정이였나? 아들이였나?

  그것도 아니다.

  어린 아들이 울먹이며 하던 말이 떠오른다.

  엄마는 자기와 말할때 부드럽게 말하지 않는다고.

  난 그때 제법 반박했다. 난 아들과 큰소리를 치며 말하지 않았다고. 그러자 아홉살 어린 아들이 무척이나 원망어린 어조로 엄마의 어투가 따뜻하지 않았단다.

  난 그냥 차분히 말한것인데 아들 말을 듣고보니 일리가 있었다. 밤새며 교학준비를 하고 밤새며 론문준비를 하고나면 피곤해서 아들의 어리광을 받아줄 여유조차 없었던것 같았다.

  초심을 잃어가며 내가 얻은것은 무엇일가?

  빨갛고 두꺼운 영예증서가 쌓여 내 마음까지 짓눌러버린것외에 더 있을가!

  고향의 모교에서 교편을 잡고 고향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달리던 그 순수한 열혈청년때가 더 보람있고 더 행복이 차넘쳤던것 같다.

  이젠 난 누가 뭐라해도 내 초심을 꿋꿋이 지켜가는 초심불망의 교사로 남은 삶을 살려고 마음먹었다.

  바로 내 학생들의 수정같이 순수한 마음에 한점 그늘이 지지 않게 뜨겁게 사랑하는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것.

  그래서 전에 졸업시킨 나의 대학생제자들이 나의 위챗에 “여전하신 미모로 여전히 친절하신 웃음으로 학생들속에 계시네요”라고 댓글을 단것처럼 먼 나중에 이후의 제자들이 “당신이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입니다”라고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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