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에 우리 나라의 저명한 작가인 장자룡(蒋子龙)이 《문학보》에 《도시인들은 무얼 먹어야 하나?》라는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딱히
20년 세월이 흘렀는 데도 오늘 따라 그 글에 대한 기억이 새삼스레 떠오르는 까닭은 지금 우리 도시인들의 이른바 먹거리에 태산같은 걱정거리가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장자룡 선생은 글에서 그 당시 기름튀기과자(果子)를 더 잘 불어나게 하기 위해 가루를 반죽할 때 세탁제 (洗衣粉)를 넣고 튀긴다는
것이였다. 한편 튀김에 사용하는 기름도 제 기름이 아니라 (地沟油) 이라는 것이였다.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즐겨 먹는
순두부(豆腐脑) 마저 예전에는 서슬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석고로 서슬을 대체해 순두부를 만든다니 이거 어디 당치않는 일이냐며
개탄했다.
한편 그는 이럴 바엔 아예 먹지않으면 그만이라고 하면서 서양인들처럼 채소를 많이 먹으면 될거 아니냐? 라고 스스로 위안하였다. 하지만 그
채소라는 것도 시름놓고 먹을 게 아니니 도대체 이 일을 어찌할고 한숨을 짓는다.
그는 고수풀(香菜) 을 례로 들어가면서 이렇게 썼다. 원래 고수풀은 그리 크게 자라지 않고 웬간하면 고수머리처럼 자라다 인츰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되는데 이건 고수풀이 아니라 미나리(芹菜)마냥 크게 자라 알고보니 거기에 피임약을 분사해서란다. 그도 그럴것이 대추나 딸기,
그리고 도마도에도 빨간색을 내는 약을 분사해 언제 빨개지게 할려면 제 뜻대로 되게 한단다. 사람의 건강에 그렇게 좋다는 봄날의 건강 식품인
부추(韭菜), 그 부추에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극성농약을 사용해 웬간하면 쑥대처럼 자란 부추가 시장에서 넌지시 팔린다는 것이다.
돼지고기도 그렇다. 이전에 돼지고기를 먹어보면 그렇게 고소한 맛이 났는데 그렇지 아니해 알고보니 돼지에게 약을 푼 물을 먹이니 일군들의
번거로움은 덜지만 고기맛은 영 잃게 된다. 소를 기르는 데는 사료에 뇨소를 섞어 먹여 빨리 자라게 하는 건 그만두고 라도 또 물을 주입해 근을
불구어놓으니 그 고기가 제맛을 제대로 낼리가 만무하다.
그때는 우리 지역이 도시라고는 하나 아직도 산간지대의 개념에서 벗어 못났거니와 이런 현상이 그리 눈에 띄우지 않았기에 누구든 중시를 돌리지
않고 살아왔다. 헌데 20년 세월이 흘러간 오늘 우리 눈앞에는 장자룡 선생이 한 이야기들이 그대로 심지어 더한층 업그레이드 되여 나타나고 있으니
실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우리의 주식인 입쌀, 흑룡강 모 지방의 유명한 입쌀도 정미소에서부터 진짜에 가짜를 섞어 포장하여 시장에 내놓는다. 기자의 물음에 이러지
않고는 팔리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는 거다. 오래동안 그 쌀을 먹어온 우리로서는 실로 통분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이 즐기는 참외, 그 참외의 숙성기를 앞당기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 흑룡강 모 지방의 참외밭에서 농민들은 분무기를 등에 지고 그 넓은
참외밭에 약을 분사한다. 그 약이 바로 당도를 높이고 숙성기를 앞당겨 준다는 것이다. 그 약은 수박에도 분사하면 여전히 당도를 높여
준단다.
이런 참외와 수박을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일어나는가 하는 기자의 물음에 농민은 설사를 하거나 배가 아픈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절대 먹지 않는단다.
하다면 우리의 식생활에서 필수인 배추나, 무우, 양배추, 오이…이런 남새들도 시름놓고 먹을 수 있을가?
예전에 배추를 사다가 온 겨울 움에 혹은 집안에 보관해도 배추뿌리쪽 대가리가 갈라 터지는 걸 본적이 없는데 지금의 배추는 마트에
진렬해서부터 갈라 터지는 건 물론 더욱 한심한 건 배추속에서 또 배추가 자라는 게 아닌가! 감자도 크다 못해 수박에 비할라나? 저녁마다
아빠트부근의 야시장을 돌아보노라면 웬간한 파와 같이 실하고 큰 부추가 보여 물어보니 정말 부추였다. 생전 처음 보는 부추라서 어떻게 이리 크게
자래우는가고 물어보니 주인은 그저 시물시물 웃으며 대답이 없었다.
부모님이 채소농사를 하는 친구가 있어 물어봤더니 이런 채소에다는 생장소,격소 같은 농약을 사용하기에 가급적이면 사 먹지 말라는
것이였다.
우리는 지금 시장경제시대에 처해있다. 시장경제시대의 상품화는 상품제조상과 상품경영자들이 반드시 성실과 신용 그리고 믿음에 의해 영위되여야
한다.
도시인들의 먹거리, 그 먹거리 걱정은 인공지능시대에 진입한 오늘에 와서 상상을 초월해 불거지고 있다. 하기에 식품약품감독관리부서의 법에
따른 엄격한 감독과 관리가 우선적으로 리행되여야 하는 한편 우리 모두의 노력과 전민의 합심으로 성실, 신용, 믿음을 바탕으로 한 음식안전과
음식문화를 창조하기 위해 힘을 이바지해야 할 것이 시급히 요청된다.
연변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