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중인 조선족양로원 로인들.
(흑룡강신문=하얼빈) 영남조선족양로원은 내몽골 흥안맹 울란호트시 따바고에 자리잡고 있다. 자식들이 한국에 가있거나 또는 홀로 사는 내몽골지역의 조선족로인들은 양로의 목적지로 이곳을 많이 찾는다.
영남조선족양로원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한 사나이의 30여년의 분투 력사가 깃들어있다. 올해 48세인 박영남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1989년에 대학꿈을 접고 북경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열심히 일하며 10년간 경제토대를 닦았다. 그 후 다시 내몽골에 돌아와 2008년부터 학생들의 숙식을 제공하는 방과후교실을 꾸리는 것으로 사업의 첫시작을 뗐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11년에 1, 2층을 채웠던 방과후교실을 2층에만 두고 1층 공간을 내여 현재 영남조선족양로원의 전신인 우박탁로소(宇博托老所)를 개업했다.
단 세명의 로인으로 우박탁로소를 시작한 계기는 박영남씨가 친정어머니를 모시기 위한 데서 비롯됐다. 이렇게 시작한 양로원은 반년 후 여섯 로인이, 이어서 11명으로 불었다. 내몽골지역에 사는 조선족들 속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2015년에는 로인이 18명으로 늘어났다.
박영남씨는 방과후교실을 정리하고 규모를 갖춘 양로원을 계획했으나 난국에 부딪치게 되였다. 100만원이라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했던 것이다.
국가의 정책 대로라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여있었으나 그는 울란호트시 호적이 아니라 내몽골 중기(中旗) 출신이기에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그는 양로원 확장책으로 일단 모금부터 시작했다. 양로원의 로인들과 친척들의 모금으로 마침내 현재의 양로원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여러모의 노력으로 정부의 지원이 실시되면서 2016년에는 로인 인당 200원을 지원받았는데 양로원 경영이 활성화되고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정부에서 지원폭을 올려 2019년부터 인당 매달 300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거기에다 영남조선족양로원이 울란호트의 민간양로원 모범으로 선정되면서 장려로 인당 50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영남조선족양로원은 올해로 양로원 확장 6년째를 맞이하면서 80명의 로인이 자리할 수 있는 큰 칸이 마련되였는데 이 칸에 로인들이 많을 때는 78명에 달했다. 현재 60여명의 로인이 이 양로원에 거주하고 있다.
박영남 원장은 “우리 양로원은 오갈데없는 조선족로인들을 주로 받아들여 내 집처럼 편하게 살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터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의 꿈이 하나하나 이루어져가는 것을 보면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매일같이 손수 료리를 만들고 밥상을 차리는 것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 왜 원장이 주방음식까지 직접 챙기느냐는 물음에는“북경에서 일할 때부터 사장과 종업원은 평등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였다.”고 대답했다.
박영남 원장은 양로원을 꾸려가면서 많은 애로사항들이 있었는데 제일 큰 어려움중의 하나가 로인들의 마음을 맞춰주고 로인들이 원하는 대로 해드리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로인들을 부모처럼 여기고 모시며 버텨온 세월이 길어지면서 이제는 진정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눈빛만 봐도 알 것 같다고 감개무량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규모 확장보다는“우리 양로원을 로인들이 내 집처럼 편히 쉬여가는 쉼터로 꾸리는 것이 최종의 꿈”이라고 밝혔다.
/길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