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나선에 시장경제 도입 합의
황금평 등 두 곳에 관리위 설치
개발·투자는 기업에 맡기기로
장성택, 경제시찰 위해 창춘으로
북한과 중국이 14일 베이징(北京)에서 3차 중조합작지도위원회(中朝合作指導委員會) 회의를 열어 나선(나진·선봉)과 황금평·위화도 개발구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시장경제 도입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합의된 원칙은 ▶양국 정부가 (개발을) 인도하고 ▶개발은 기업에 맡기며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양국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개발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회의에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 부위원장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양측은 이 같은 원칙에 따라 황금평·위화도, 나선 지구에 통신시설을 확충하는 데 협력하고 통관 편의, 경제개발구에 적합한 법률 및 규정 마련, 그리고 인재 확충에 힘쓰기로 합의했다. 또 기존에 설치된 개발합작연합지도위원회를 해산하고 대신 새로운 관리위원회를 구성해 황금평·위화도, 나선지구에 각각 두기로 했다. 양국은 또 공단 건설은 물론 경제기술과 농업 분야의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장성택 부위원장 일행 20여 명은 중국 동북지역 경제시찰을 위해 이날 오후 열차 편으로 베이징을 떠나 창춘(長春)으로 이동했다.
중국, 나진·선봉 특구 사실상 접수
중 국영 자오상쥐 컨소시엄
50년 항만 개발·운영권 확보
지린성 공무원 150명 파견도
중국이 대형 국영기업 컨소시엄을 만들어 북한의 나진·선봉 경제특구를 본격 개발하기로 했다. 향후 50년간의 개발·운영권을 확보해 사실상 나진·선봉 특구를 접수하는 셈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정보소식통은 12일 홍콩의 자오상쥐(招商局)그룹 투자팀이 지난달 중순 북한 나진·선봉 특구를 방문해 북한 측 관리들과 향후 특구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187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최대의 국영 항만운영회사이며 자산만 1조5000억 위안(약 266조원)에 달한다. 양측은 현재 중국 다롄(大連)의 촹리(創力)그룹이 개발 중인 제1부두와 북한 측이 개발하는 제2부두, 러시아 업체가 개발 중인 제3부두를 자오상쥐가 주도하는 중국 국영기업 컨소시엄이 모두 맡아 개발하고 이후 50년간 조차하기로 합의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각각 중국 최대 국영 부동산과 종합건설 업체인 상하이(上海) 뤼디(綠地)와 중젠(中建)이 참여한다.
북한과 자오상쥐 측은 현재 촹리 그룹 및 러시아 기업과 개발권 인수를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촹리 측은 2억 위안(약 355억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러시아 기업은 개발권 포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북한의 방침이 확고하며 두 기업이 개발권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추가사업 금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압력을 넣을 계획이어서 사실상 중국 국경기업 컨소시엄의 특구 독점개발은 확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오상쥐 측은 또 3개 부두 외에도 추가로 3개 부두를 더 건설하기로 북한 측과 합의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과 인접한 지린(吉林)성은 이와 관련해 올해 말까지 조·중 나진·선봉 공동관리위원회에 성 공무원 100명을 추가로 파견해 향후 종합적인 특구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또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 공동관리위에는 중국 측 공무원 50명이 파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