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박소영 기자]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이 극 초반 화제를 모았던 것과 달리 갈수록 맥을 못 추고 있다. 급기야 2일 방송된 6회의 시청률은 11.8%(이하 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해 같은 시간대 MBC '메이퀸'(14.6%)에 밀리고 말았다. 2회부터 쭉 15%대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우위를 선점했던 '다섯손가락'이었지만 5회에 동률을 기록하더니 결국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여기에 남녀 주인공의 연기력 논란까지 불거지며 시청자 게시판이 들끓고 있다. 티아라 은정의 캐스팅 논란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다섯손가락'이 또 다른 변수와 맞닥뜨린 셈이다.
SBS '다섯손가락' 남녀 주인공 주지훈(위)-진세연이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SBS '다섯손가락' 방송 캡처
1일 방송에서 남녀 주인공 유지호(주지훈 분)와 홍다미(진세연 분)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부딪히면서 처음 만났다. 이때 두 사람의 자전거가 바뀌었고 바구니에 있던 서류 역시 상대와 바뀌었다. 자신의 파스타 레시피가 아닌 유지호가 비공개로 작업하던 피아노 악보를 손에 쥔 홍다미는 레스토랑에서 이를 연주했다. 악보가 유출되자 유지호는 곤경에 빠졌고 오케스트라 협연에서 쫓겨날 위험에 처했다. 그리고 그의 라이벌이자 동생인 유인하(지창욱 분)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다섯손가락'은 지난 4회까지 아역 배우들이 극을 이끌었다. 남녀 주인공 주지훈-진세연은 5회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고 악연을 시작으로 얽히고설킨 러브라인을 예고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넘어간 게 아직 적응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아역들의 연기가 훌륭했었던 만큼 주지훈-진세연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이다. 채시라와 지창욱에 비해 둘의 연기력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시청자는 '다섯손가락' 시청자 게시판에 "아역들 나올 때 완전히 몰입해서 봤는데 성인들로 바뀌고 나니 흡인력도 떨어지고 지루해졌습니다. 스토리 때문일까요, 연기 때문일까요? 또렷했던 드라마가 흐려져 버린 느낌입니다. 연기 잘하는 중년 배우들의 역할을 좀 더 늘리는 게 어떨까요"라는 의견을 적었다.
다른 네티즌들도 "주지훈-진세연 연기 어색해 죽겠다", "진세연 정말 예쁜데 자꾸 '내딸 꽃님이'랑 '각시탈'이 떠오른다", "주지훈 무게잡는 목소리톤 이상해요. 아역과 매치가 안 되네요", "주지훈 씨, 머리 좀 어떻게…", "채시라 씨 연기만 볼 게 많네요", "지창욱 연기 잘하는 건 알았는데 주지훈과 엄청나게 비교되네", "은정보다는 진세연이 낫지만 그래도 뭔가 좀 어색", "진세연 씨 우는 소리 좀 그만" 등의 비판 글을 쏟아냈다.
SBS '다섯손가락'이 어이없는 상황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SBS '다섯손가락' 방송 캡처
배우들의 연기도 지적 대상이지만 억지스러운 전개와 과한 설정도 시청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어린 유지호가 유인하의 토끼 잠옷을 입고 있어서 채영랑(채시라 분)이 친아들 유인하 대신 유지호를 구했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안 유인하가 엄마에 대한 증오를 버리고 함께 유지호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 다소 황당하다는 지적이 홍수를 이룬다.
특히 2일 방송에서 채영랑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민반월(나문희 분)의 거짓 자살을 꾸미는 전개는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자신의 살인 행각을 숨기기 위해 한 행동이라지만 사람 대신 인형을 자살한 것처럼 두고 남을 속인다는 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 네티즌은 "이 작가, 전작 '아내의 유혹'에서 점 찍고 다른 사람 됐다고 하더니 이젠 인형으로 사람 속이네"라고 비꼬았다. 다른 이들도 "억지스러운 전개가 한둘이 아니에요", "대사에서 감정 전달이 안 느껴져요. 편집 좀", "스토리가 너무 힘이 빠진다", "이런 식의 막장 전개면 시청률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현재로선 희망이 안 보이네요" 등의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섯손가락'은 은정의 캐스팅 논란 때문에 적지 않은 홍보 효과를 봤다. 여기에 아역 배우들의 수준급 연기와 채시라-조민기-나문희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 자극적인 소재와 빠른 전개 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아 5회까지는 '메이퀸'을 앞섰다. 그러나 일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서서히 시청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총 30부작에서 이제 5분의 1가량 온 셈이지만 초반의 저력을 되찾지 못한다면 더 많은 시청자들을 '메이퀸'에 빼앗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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