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송지훈]
박주영(27·아스널)의 쿠웨이트전 선발 출전은 득보다 실이 많다.
쿠웨이트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박주영의 활용 방식은 가장 뜨거운 관심사다. 박주영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축구의 간판 골잡이다.
그러나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박주영을 선발 투입하는 것은 너무도 위험한 도박이다. 쿠웨이트와 경기는 자칫 실패할 경우 한국의 월드컵 출전이 좌절될 수도 있는 중요한 한판이다.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려있는 무대다. 이름값으로는 박주영이 최고지만,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하면 박주영은 교체 요원으로 분류하는 게 옳다. 일간스포츠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①이동국-박주영 시너지 검증 안됐다.
박주영을 활용할 수 있는 조합은 두 가지다. 이동국(32·전북)을 원톱으로 놓고 박주영을 한 발 아래에 배치해 공격 지원과 경기 흐름 조율을 맡기는 방법이 하나다. 이동국-박주영 투톱을 가동해 공격의 파괴력을 높이는 방안도 있다.
문제는 두 가지 방법 중 어느 쪽도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최근 몇 년을 통틀어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발을 맞춘 건 지난해 10월에 열린 폴란드와의 A매치 평가전(전반45분)과 우루과이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후반26분)이 전부다. 서로간의 시너지가 검증되지 않았다. 이동국과 박주영은 모두 자신이 주인공이 돼야 최고의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두 선수가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②하루 훈련, 곧바로 출전 바람직하지 않다
박주영은 28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단 하루 동안 동료들과 발을 맞춰본 것이 전부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해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있는 선수 자신에게도, 전술 적응 검토를 마치지 않은 팀 전체에게도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구성원을 대부분 새 얼굴로 바꿔 쿠웨이트전을 준비하고 있다. 박주영의 중용이 조직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박주영을 섣불리 투입한다면 지난 18일 전남 영암에서 소집돼서 컨디션을 조절해온 기존 대표선수들의 사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③합격점 받은 우즈베키스탄전 화력 바꿀 명분 없다
현 대표팀은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첫 평가전에서 무서운 화력을 과시하며 4-2로 완승을 거뒀다. 최전방 공격수 이동국과 날개 미드필더 김치우가 두 골씩을 터뜨리며 신바람을 냈다. 공격 전개 과정이나 문전 처리 과정 모두 매끄러웠다. 최전방과 2선의 공조 움직임도 무난했다. A매치 평가전을 통해 검증을 마친 조합을 두고 굳이 다른 방법을 채택할 이유가 없다.
단 박주영은 한국축구의 귀중한 자원인 만큼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도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후반 들어 경기 상황에 변화를 줘야 할 때, 또는 스코어가 크게 앞서 있는 상황이라면 박주영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