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참지 못한 음주가 태아의 뇌 구조와 대사에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폴란드 야기엘로니안대학 의과대학 영상의학과장 안드르제이 우르바니크(Andrzej Urbanik) 박사 연구팀은 임신 중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 200명과 임신 중이나 수유 중에 알코올에 노출되지 않은 아이 30명을 대상으로 MRI를 이용한 뇌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임신 중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의 뇌량(corpus callosum)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얇아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알코올이 뇌량 손상의 주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뇌량은 뇌의 왼쪽과 오른쪽 사이의 주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신경섬유다발이다.
또 연구팀이 비정상 세포를 감지하는 DWI(diffusion-weighted image, 확산강조영상)로 아이들의 중추신경계 6개 부위를 추가로 관찰한 결과 임신 중 알코올에 노출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뇌 조직에서 물 분자 확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르바니크 박사는 "뇌량의 변화는 아이들의 정신적인 문제와 연관되며, 물 분자 확산 수치가 높다는 것은 뇌세포의 신경장애나 손상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변화는 임신 중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서 태아에 신체적, 정신적 결함이 나타나는 일종의 태아알코올증후군(FAS)이라 할 수 있다.
FAS의 주 증상으로는 성장지연, 비정상적인 뇌, 얼굴이나 두개골의 형성 이상(구순구개열, 소두증, 소안구증 등), 정신 지체, 학습 장애 등이며 얼마나 많은 양에, 얼마나 오랜 기간 노출되었는지 등 개인차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 태아 알코올 증후군 유아들의 외모상의 특징
- 코밑의 인중이 없고,
- 아랫입술에 비해 윗입술이 매우 가늘며,
- 미간이 짧고,
- 눈이 작은 얼굴을 하고 있다.
# 태아 알코올 증후군 유아들의 지능상의 특징
- 평균 지능지수(IQ) 70 정도이며,
- 학습장애, 주의산만, 성격 이상
- 암기력, 사고력 저하 등을 보이며
-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다소 나아지는 신체 증상과 달리 뇌기능 장애로 인한 증상은 개선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예방센터 조사를 따르면, 미국에서 출생아 1천명당 0.2~1.5명 꼴로 FAS로 진단받으며, 연간 40억 달러의 치료비가 쓰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AS는 임신 중 단주함으로써 100% 예방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FAS를 일으킬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한 여성들은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 방사선학회(RSNA)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고 eurekalert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김선희 건강의학전문기자 sunnyk@hi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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