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50대 한인남성이 한 흑인 남성에 떠밀려 선로에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엘름허스트 지역에 사는 한기석(58)씨가 3일 12시30분쯤 맨해튼 49스트리트역 플랫폼에 서 있다가 20대 흑인 남성이 떠미는 바람에 선로에 떨어졌다. 한씨는 플랫폼으로 올라오려고 애썼지만 열차가 들어오는 바람에 치이고 말았다. 한씨는 인근 세인트 투르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쯤 숨졌다.
폴 브라운 뉴욕시경 대변인은 “한씨가 선로에 떨어진 후 벽을 타고 올라오려고 했으나 열차가 진입해 차량과 플랫폼 벽 사이에 끼여 사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열차 기관사는 한씨를 발견하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제때 멈춰서지 못했다.
숨진 한씨는 부인, 대학생 딸과 함께 살고 있었으며 한때 세탁소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인 흑인 남성은 체중이 109㎏의 거구로 20대 중반 정도다. 사고 당시 이 남성은 플랫폼에 서 있는 한씨에게 접근해 둘이 뭔가 대화를 나눴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즉각 도망쳐 경찰이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추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특정인종에 대한 혐오 범죄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계일보>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