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정치 > 한국
  • 작게
  • 원본
  • 크게

2012년 마지막 날, 국회서 벌어진 '웃지 못할' 광경

[기타] | 발행시간: 2013.01.02일 00:00
● [현장에서] 사상 초유로 해 넘긴 예산안

● 의원 6명에 휘둘린 민주당

● 민주당에 휘둘린 예산 처리

새해 첫날을 기자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맞았다. 2013년 예산안이 1월 1일 새벽 6시4분에야 통과됐기 때문이다. 기자는 전날이자 지난해 마지막 날이던 31일 오전 9시부터 국회에서 예산 처리 과정을 취재했다. 꼬박 19시간-. 본회의가 지연되 면서 1박2일을 국회에서 지내게 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새해 예산(342조원)은 모처럼 몸싸움 없이 여야의 합의 표결로 이뤄졌다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헌정 사상 처음으로 해를 넘겨 처리한 예산이었다는 새로운 기록도 남겼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2012년 12월 31일 09시 국회 본관 638호 예산안(계수)조정소위 회의장. 김학용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는 “밤샘협상을 했다. 국채 발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석 예산결산특위위원장, 새누리당 김학용, 민주통합당 최재성 간사와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 이석준 예산실장, 이병길 국회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 6명이 26일부터 5일간 렉싱턴호텔에서 벌인 협상이 이날 새벽 타결(총 지출 342조원)됐다는 설명이었다. 그런데 오전 10시로 잡혔던 예결위 회의가 오후 1시→6시→9시로 자꾸 연기됐다. 기획재정부의 전산 입력이 완료되지 않았단 이유였다. 빈틈이 생기자 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에서 민원예산을 적은 ‘쪽지’가 폭주했다. 이렇게 쪽지민원이 폭주하면서 기획재정부의 작업도 늦어져 수정안이 마련된 게 밤 9시였다.

 22시30분 이번엔 민주당의 ‘제주 해군기지 6인방’이 발목을 잡았다. 제주가 지역구인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에다 장하나·김기식 의원이 가세해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이 당론”이라며 예산 처리를 반대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이 “부대의견을 불이행할 경우 공사를 중단한다”고 못 박는 수정안을 예결특위에 내면서 일은 더 꼬였다. 이처럼 6명의 의원들이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고, 민주당이 다시 국회의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지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23시40분 강창희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 없이는 예산안을 처리할 수 없다”며 정회를 선언했다. 자정을 넘기면 본회의가 자동 폐기되므로 1일에 계속해서 회의가 열리도록 차수 변경 선언을 했다. 제주 해군기지 예산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여야 원내대표가 타결을 본 것은 1일 새벽 3시30분이었다.

 2013년 1월 1일 04시20분 본회의가 다시 열렸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소득세·법인세 ‘부자증세’ 수정안을 냈고, 김재윤·장하나 의원의 예산안 반대토론으로 또 표결이 지연됐다.

 06시04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1박2일의 취재기는 여기서 끝났다. 아침 7시, 의사당을 등지고 나서는 기자의 머릿속엔 새 정치의 다짐은 오간 데 없고 밀실협상과 주먹구구식 예산심의의 그림자만 떠올랐다.

중앙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45%
10대 0%
20대 0%
30대 40%
40대 5%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5%
10대 0%
20대 20%
30대 20%
40대 15%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트로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최근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속사 대표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매니저에 김호중을 대신해 경찰에 출석하라고 지시한 이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공기주입식 놀이기구와 관련돼! 7월부터 강제 실시!

공기주입식 놀이기구와 관련돼! 7월부터 강제 실시!

일전에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국가표준위원회)은 강제성 국가표준인 '공기주입식 놀이기구 안전규범'을 발표했다. 이 표준은 2024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에어캐슬, 에어미끄럼틀 등은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놀이기구다. 최근 몇년동안 이러한 류형의 시설의 전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모멘트'를 확대하여 새로운 협력 추진

- 길림일보사와 한국강원일보사, 전략적 협력 협정 체결 5월17일, 길림일보사와 한국 강원일보사는 한국 강원도에서 친선관계 체결 3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을 체결, 쌍방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올해는 길림성과 한국 강원도가 우호적인 성도(省道)관계를 수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동계아시안게임과 동행·생명 보호' 대회 자원봉사자 훈련 시작

할빈 2025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은 북경 동계올림픽에 이어 중국이 개최하는 또 다른 중대한 국제 종합성 빙설대회로 할빈시적십자회는 동계아시안게임 보장에 참가하는 14개 대학의 6600명 자원봉사자에 대한 긴급 구조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 5월 12일 첫번째 동계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