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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콘' PD "원래 배우 하려고 했는데 예뻐야…"

[기타] | 발행시간: 2012.03.01일 00:12

명사의 인문학 서재 ①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PD

성석제·영웅본색·와일더에 미쳤던 나 … 인문학 덕에 밥벌이하죠

한국인의 웃음코드를 건드려야 하는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 PD의 촉은 잔가지처럼 다양한 분야로 뻗어있다.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챙기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그의 꿈은 인류학자의 것과 닮았다. 개그맨들과 전 세계를 다니며 나라마다, 마을마다 웃기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중앙일보와 인터넷서점 예스24가 '희망의 인문학' 캠페인을 이어갑니다. 지난해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가 우리 시대의 대표적 인문학자와 만났던 '정재승이 만난 사람들'에 이어 올해에는 '명사의 인문학 서재'를 연재합니다.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 각계를 이끌고 있는 명사들을 초대할 예정입니다.

KBS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서수민(40) PD. 주말 한국인의 웃음보를 자극하는 '개콘'의 지휘자인 그의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있다. 대학 때는 연극반 활동을 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코믹한 감수성으로 엮어내고, 또 이를 유머 넘치는 캐릭터로 풀어내는 그의 무기는 연극이다.

 개그나 연극이나 무대예술이란 점에서는 같은 터. '개콘'의 코너코너가 과장되되 '생활의 발견'과 맞닿아있고, 엉뚱하되 '불편한 진실'을 남기는 것은 연극이란 '위대한 유산'에 큰 빚을 지고 있다. 평소 영화·소설도 즐긴다는 그는 대답에 막힘이 없었다.

 -대학 때 연극반을 했다.

 “의생활학과에서 학위를 받았지만 연세대 연극반 나왔다고 말할 정도에요. 고등학교 때는 없는 연극반을 만들어서 했을 정도였으니 연극 서클에 들어간 게 자연스러웠죠. 원래 배우 하려고 했는데 연출 선배가 '주인공은 예뻐야 한다'고 해서 주로 단역이나 스태프를 했죠. 그 때 배운 것을 일하면서 많이 써먹고 있죠.”

 -밥벌이가 인문학 덕이라고 했는데.

 “연극반은 단체활동이라 공부에 신경을 못써요. 그런데 제가 입사하던 당시 KBS에서 예능·드라마 PD는 일반상식이 아닌 연극과 영화·미술 등 인문학 지식이 풍부한 사람을 뽑아야겠다며 그런 내용으로 시험을 봤어요. 다른 응시자는 패닉 상태였는데 저한테는 유리했죠.”

 -좋아하는 작가는.

 “유명한 영화는 다 본 것 같아요. 소설 중에는 성석제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에 완전히 빠졌죠. 문체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글로도 재미와 사람이 보일 수 있구나 했죠.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도 좋아해요. 이외수는 짧은 글에서 다 보여주는 게 참 좋아요. 재미없는 글은 매력이 없다고 생각해요.”

 -인상에 남는 연극은.

“희곡 중에 '우와 이거구나'라며 생각했던 작품이 손톤 와일더의 '우리 읍내'에요. 극을 구성하는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충격을 처음 받은 작품이에요. 그 다음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이에요. 셰익스피어라는 단어를 진부하게만 느꼈는데 캐릭터가 살아 있었죠.

 서 PD는 이 대목에서 고전의 힘을 얘기했다. 무엇보다 고전은 해석할 여지가 많다고 했다. 고전은 당대에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고전은 과거는 물론 현재의 독자와도 똑같은 끈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고전은 작가가 정의를 내린 뒤 마침표를 찍은 게 아니에요. 곁가지 인물까지도 완벽하게 구성해 사람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준 게 장점이죠.”

 -인생을 바꾼 작품을 꼽는다면.

 “책은 아니고 영화에요. '영웅본색'.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영화였어요. 캐릭터에 감명받고 스토리에 빠졌어요. 어떻게 저런 걸 만들 수 있을까, 영화가 뭘까 고민하게 만들었어요. 녹화한 테이프를 100번 넘게 보고 대사를 다 외웠어요. 장면장면이 너무 좋았죠. 제 인생의 텍스트에요. 작가든 연출자든 배우든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고서는, 찌릿하지 않고서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없는 데 제가 찌릿했던 포인트가 '영웅본색'이었죠.”

 -최근에 가슴을 찌릿하게 한 작품은.

 “김애란의 『두근두근 내 인생』이 가장 큰 충격이었어요. 재미없으면 이기적인 글이라고 생각하는 데 김애란 작가의 글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젊은이들이 스펙 쌓기에 매달려 있는데.

 “어른이나 남들이 보라고 하는 건 보는 게 맞아요. 셰익스피어 이야기를 했지만 모두다 셰익스피어가 위대하다고 하니 공허하게 들리기도 하죠. 하지만 고전이나 명작에는 이유가 있어요. 내가 싫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가는 게 진부하고, 혹은 튀고 싶거나 지루하고 싫어서 안 하는 것도 많거든요. 베스트셀러도 자신에게 큰 계기가 될 수 있으니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고전하면 낡은 느낌이 있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어요. 뭘 하려고 하면 다 했던 거라고 하잖아요. 하지만 지금 내가 하면 다를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해야 또 다른 새로움이 나올 수 있는 거에요. 나니까 다를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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