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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 성큼성큼… 입는 '로봇 다리' 나온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6.11일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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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근육의 전류와 뇌파 이용, 유럽 연구진 실험에서 성공… 美·日서도 입는 로봇 상용화

年10만명 발생 뇌졸중 환자위해 한국도 올해부터 5년 걸쳐 개발

2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던 이탈리아 청년 안토니오 메릴로가 지난주 다시 걷기 시작했다. 발에 감각이 돌아온 것이 아니다.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 덕분이다. 메릴로가 걷겠다고 생각하면 뇌파(腦波)가 전기신호로 바뀌어 로봇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 메릴로 같은 척수 손상 환자는 영국에서만 8시간에 한 명꼴로 늘고 있다. 이들에게 보행의 자유를 돌려주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뇌파·근육 신호로 로봇 다리 움직여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등 유럽 공동 연구진은 3년 전 유럽위원회(EC)에서 275만유로(약 41억원)를 투자받아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를 개발해왔다. 이른바 '마인드워커(MindWalker)' 프로젝트다. 메릴로는 다른 환자 4명과 함께 마인드워커 임상 시험에 참여해 다시 걸었다.

마인드워커는 몸에 착용하는 로봇 다리를 움직이기 위해 두 가지 신호를 모았다. 먼저 상체가 어느 정도 자유로운 환자라면 어깨 근육에서 나타나는 전류 변화인 근전도를 측정한다. 걸으면 팔도 움직이므로 상체 근육에도 변화가 온다.

둘째는 전극이 달린 두건이 측정한 뇌 표면의 전류 변화, 즉 뇌파이다. 하지만 뇌파를 바로 명령 신호로 전달하는 것은 무척 복잡한 작업이어서 그 대안으로 시각 자극으로 로봇 다리를 움직일 뇌파 명령어를 만들었다. 안경의 양쪽에 번갈아 빛이 들어오는데, 로봇 다리를 출발시키려면 왼쪽 빛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면 이때 나타나는 뇌파가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신호로 바뀌어 전달된다. 오른쪽 빛을 보면 정지 신호가 된다. 일종의 약속 신호를 만든 것이다. 임상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미리 컴퓨터 가상 화면을 보면서 충분한 연습을 했다.

시각 자극으로 명령어를 만드는 건 일종의 중간 단계다. 마인드워커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완벽하게 생각만으로 작동하는 로봇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사전 연구를 통해 걷기 시작하거나 멈출 때, 빨리 걷거나 느리게 걸을 때 달라지는 뇌파를 구분해냈다. 앞으로는 시각 자극 안경 없이 뇌파 측정 두건만 쓰고 로봇 다리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입는 로봇 다리는 새로운 건 아니다. 미 버클리대는 2004년 군인용 근력 강화 로봇 다리를 개발했다. 일본도 근력이 부족한 노인을 위한 입는 로봇 다리 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발을 앞으로 밀면 로봇이 그 힘을 감지해 작동한다.

하반신마비 환자는 다르다. 다리에 아무런 감각이 없어 로봇 다리를 밀 수 없다. 대신 상체 움직임을 이용한다. 몸을 앞으로 기울이면 앞으로 가라는 신호로 파악하는 식이다. 최근 여러 회사에서 개발한 하반신마비 환자용 로봇 다리는 대부분 이런 원리다.

◇세계 각국의 연구 경쟁 치열

생각으로 움직이는 로봇은 팔이 먼저 개발됐다. 다만 이는 착용하는 로봇은 아니고 신호로 별도의 로봇을 움직이는 것이다. 미 피츠버그대 앤드루 슈워츠(Schwartz) 교수는 2008년 원숭이 뇌에 심은 전극에서 나오는 신호로 로봇 팔을 작동하는 데 성공했다. 두 팔이 묶인 원숭이는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여 간식을 가져갔다.

지난해 5월 미 브라운대 연구진은 같은 방법으로 전신 마비 환자가 로봇 팔을 움직여 커피가 든 병을 입으로 가져오게 했다. 최근 슈워츠 교수는 전극이 포착하는 신경세포 수를 10배로 늘려 로봇 팔을 실제 사람 팔과 흡사하게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미국도 생각으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착용 로봇)를 개발하고 있다. 라이스대와 휴스턴대는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117만달러(약 17억원)를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듀크대 미겔 니콜레리스(Nicolelis) 교수는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하반신마비 10대 환자가 생각으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로 축구공을 차는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뛰어들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박현섭 로봇융합그룹장은 "올해부터 5년간 정부 과제로 생각으로 움직이는 로봇 다리를 개발한다"고 말했다. 대상은 1년에 10만명 정도 발생하는 뇌졸중 환자다.

뇌졸중 환자는 전신 마비 환자와 달리 상체를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어 기존의 입는 로봇 다리를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몸동작이 부자연스러워 자칫 로봇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뇌 신호로 보정할 계획이다. 박 그룹장은 "뇌파와 함께 뇌 특정 부위가 작동할 때 혈액이 모이는 것도 빛으로 감지할 것"이라며 "뇌 신호가 주가 아니기 때문에 헤드폰 형태의 간편 감지 장치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완 기자]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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