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 등으로 이뤄진 '꽃할배' 군단과 가이드 이서진의 조화로 5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가 첫 회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tvN '꽃보다 할배'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 | 이다원 기자] 배우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이 뭉친 것만으로도 위대하다. 게다가 '미대형'에서 '43살 짐꾼'으로 전락한 배우 이서진의 수모까지 더해지니 어찌 재미없을 수가 있겠는가. 익숙지 않은 조합이었지만 '예능의 제왕' 나영석 PD의 선택은 결국 옳았다. 자연스러운 연출과 예측할 수 없는 에피소드, 출연진의 '콜라보레이션'은 첫 방송부터 시청자를 사로잡을 만큼 강력한 흡인력이 있었다.

이서진이 걸그룹 대신 '꽃할배' 멤버들과 프랑스 여행을 떠나는 사실을 알고 몹시 당황해하고 있다.

5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 할배(이하 꽃할배)'에서는 4인조 '국민 할배'와 '젊은(?) 짐꾼' 이서진의 좌충우돌 프랑스 여행기 첫날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4인조 '꽃할배' 군단과 '젊은 피' 이서진의 인상적인 첫 만남이 소개돼 초반부터 큰 웃음을 유도했다. 제작진은 평균나이 70세를 자랑하는 '꽃할배' 군단의 가이드 겸 짐꾼으로 이서진을 캐스팅하기 위해 "걸그룹 소녀시대의 써니와 포미닛 현아가 함께 여행할 예정이다. 제목은 '미대형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는 거짓말로 그를 설득했다.

이서진은 "써니를 정말 좋아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애써 흥분을 감췄지만, 여행 전날 신발과 재킷을 새로 사면서 들뜬 기분을 제작진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는 매니저의 송곳 같은 질문에도 "원래 있던 것"이라며 둘러댔지만, 걸그룹 대신 '꽃할배' 멤버들이 나타나자 허망한 표정을 지우지 못해 의뭉스러운 의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수난은 이뿐이 아니었다. 이서진은 '꽃할배'의 짐꾼부터 가이드, 네비게이션, 총무 등 다양한 구실을 소화해내며 '43살 젊은 피'의 진가를 보여줬다. 그는 "내가 이 여행에서 돌아오면 소속사와 계약 해지한다. 내용증명을 보낼 것"이라며 이를 바득바득 갈았던 만큼 '꽃할배'의 구박을 받아내며 신선한 예능감을 보여줬다.

'꽃할배' 멤버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보여주며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또 '꽃할배'들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이순재는 나 PD가 여행 콘셉트를 설명하며 "배낭여행 가봤느냐"고 묻자 "6.25 사변에 피난 가면서 쌀자루는 지고 다녔다"고 답해 웃음보를 자극했고, 백일섭은 아내가 싸준 장조림 그릇과 사투를 벌여 '허당'기 가득한 '할배'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앞서 남자들의 자연스러운 여행 콘셉트인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로 브라운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나영석 PD의 직감은 역시 녹슬지 않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게스트 조합과 에피소드, 독특한 프로그램 콘셉트로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던 나 PD의 선택은 1회를 본 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큼 최선의 것이었다. 누가 실버 여행을 예능 프로그램의 소재로 생각했겠는가. 또 어떤 사람이 이서진이라는 진지한 이미지의 배우를 호스트로 기용하려 했겠는가. 기존 흥행 공식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나 PD의 용단에 지금은 박수를 보낼 때다.

edaone@media.sportsseoul.com

연예팀 ssent@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