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EU, WTO 공동제소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해 공동 대응에 나선다. AP통신은 13일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미국 일본 EU가 함께 중국의 수출 제한으로 희토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중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외국 기업들을 중국으로 이전하도록 하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13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은 국제 무역 규정에 위배되는 것으로 철폐돼야 한다"면서 미국 일본과 함께 WTO에 분쟁 중재를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한 차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과 관련해 WTO에 제소한 적이 있으나 미국 일본과 공동 대응에 나서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3일 중국의 희토류 정책과 관련해 WTO 제소를 밝힐 예정이다.
AP통신은 "미국의 WTO 제소는 미국 기업들의 피해 때문만이 아니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재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를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WTO가 EU의 첫 제소에서 분명한 중재 판정을 내렸는데도 중국은 수출 규제들을 없애려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제소국이 WTO에 중재를 정식으로 요청하면 중국은 규정에 따라 60일 이내에 이들 국가와 대화에 응해야 한다. 만약 대화에서 합의가 불발될 경우 미국 등 제소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에 대해 조사하라고 WTO에 공식으로 요청할 수 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기기에 쓰이는 희귀 금속을 통칭하는 말로 중국이 전 세계 생산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제소 대상이 된 희토류는 텅스텐을 포함해 모두 30개 품목에 달한다.
중국은 희토류 광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심각히 오염된다며 최근 수년 동안 희토류 수출을 제한해왔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2006년 연간 6만t에 달했던 희토류 수출쿼터(수출한도)를 지난해와 올해 절반에 그치는 3만t으로 줄였다. 여기에 지난해 중국 희토류 수출업자들이 수출쿼터의 절반만 수출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류웨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희토류는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으로 개발 과정에서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끼친다"며 "중국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희토류 수출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 대변인은 이어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전 세계의 36.4%에 불과한데 수출 점유율은 90%가 넘는다"며 "희토류 매장량이 있는 다른 나라들도 개발 노력을 기울여 희토류 공급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김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