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난민들로 몸살을 앓고있다. 내전과 기아에 지친 중동과 중남미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미국과 유럽 국경을 넘고있다. 애급 국경 분리장벽에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피해 몰려든 팔레스티나 난민들이 장사진을 치고있고 오스트랄리아 등지에도 아시아계 난민행렬이 줄을 잇고있다.
미국―메히꼬 국경에서 70마일 떨어져 있는 텍사스주 부르크스현에는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해마다 수십구의 시신을 수습하는 이곳은 메히꼬뿐만아니라 과떼말라, 온두라스, 쌀바도르 등 중남미 각지에서 《아메리칸드림(美国梦)》을 찾아 온 불법이민자들의 령혼들이 떠도는 곳이다.
이곳뿐만아니라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보트피플(해상난민)》의 해난사고가 잦은 지중해의 람페두사섬도 수많은 불법 밀입국자들의 령혼이 서린 곳이다.
미국―메히꼬 국경
▶ 죽음의 계곡, 수습하지 못한 시신이 아직도…
10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은 최근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민문제 해결을 위한 37억딸라의 예산 요청과 중남미 아동 밀입국자증가현상 등과 관련, 불법 밀입국자들의 무덤으로 알려진 죽음의 계곡을 찾았다.
수은주가 38℃를 기록하는 찌는듯한 더위속에 이곳을 순찰하는 한 국경순찰대 대원은 《올해에만 37구의 시신을 수습했다》며 《우리가 5~10구 정도를 루락시킨다고 보면 더 많은 시신들이 저기 있다》고 말할 정도로 많은 밀입국자들이 죽음을 맞이하는 곳이다.
국경순찰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으로 이민을 시도하다 사망한이들이 445명에 달했다. 1998년 이후 세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10년전과 비교했을 때 8배 이상 많은것이다.
이곳 순찰대원은 《매우 척박한 지역》이라며 《한시간만 걸어도 숨이 멎을것 같고 가이드나 나침반이 없으면 죽을것》이라고 말했다.
NBC는 지난달 17일 과떼말라를 떠나 8일 이곳 부르크스현 경찰에 자수한 한 청년의 증언을 생생히 전하기도 했다. 그는 울면서 《3일 동안 죽음의 계곡에 있었다》며 《버틸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3~4명의 밀입국자들과 함께 사막을 건넜고 브로커(中介人)에게 3000딸라를 주며 두 시간만 걸으면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물도 음식도 없이 사막을 건너는것은 죽음과도 같았다고 했다. 그와 함께 한 동료는 결국 죽음을 맞았다.
텍사스주 릭 페리 지사는 중미지역 출신 아동의 밀입국문제가 커진데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국경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두눈으로 봐야 한다》며 《오바마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라고 비난했다.
람페두사섬 해안
▶ 람페두사의 비극
아프리카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유럽으로 가는 밀입국 통로로 자주 리용하는것이 뜌니지에서 람페두사섬(蓝佩杜萨岛)을 거쳐 이딸리아로 가는 《중앙지중해루트》다.
이전까지 밀입국자들이 빈번했던 루트(线路)는 서아프리카에서 지브롤터해협(直布罗陀海峡)을 건너 에스빠냐로 들어가는 《서부지중해루트》였으나 국경경비 강화로 최근 몇년간 이 람페두사섬을 거쳐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곳도 밀입국이 수월치는 않다. 작은 보트에 탄 수백명의 난민들은 청결하지 못한 위생, 파도와 맞서 싸워야 하고 유럽땅을 밟기까지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유엔은 지난 10년간 이곳 루트를 통해 밀입국을 시도하다 사망한 사람이 7000명이 넘을것으로 추산하고있다.
지난해 10월엔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선이 침몰해 무려 366명이 바다에 수장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생존자 증언을 통해 당시 참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516명이 빽빽하게 탑승한 작은 어선은 람페두사섬을 불과 반마일 앞두고 침몰했다. 어선들이 모여들어 구조작업을 했지만 끝내 366명의 생명이 희생됐다. 이들은 단돈 1600딸라를 주고 바다를 건너며 목숨을 맡겼고 살아남은 대다수는 로마로 이송돼 유럽에서의 새 삶을 꿈꾸고있다.
그러나 이딸리아정부는 늘어나는 불법이민자들때문에 골머리를 썩고있다. 여름철로 들어서며 당국은 이른바 《보트시즌》에 온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특히 올해에 들어 이민자수가 6만명을 넘어서며 급증했고 당국은 올해말까지 이민자수가 10만명을 돌파할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