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23·대한항공)과 이상화(23·서울시청)가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 동반우승을 발판삼아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의 영광을 재연한다.
모태범과 이상화는 25일(한국시간)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2012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나란히 우승했다.
모태범은 이날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4를 기록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69초65를 기록해 은메달을 목에 건 미셀 뮐더(26·네덜란드)를 0.01초 간발의 차로 제쳤다.
모태범은 지난해 이 대회 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규혁(34·서울시청)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의 남자부 우승을 달성했다.
2010밴쿠버올림픽 이후 허리 부상에 시달렸던 모태범은 지난해 2월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500m에서 5위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1~2012 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 500m 통합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 500m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건재함을 알린 것이다.
이상화는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5초69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이 대회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170을 기록, 세계 최강이자 라이벌인 독일의 예니 볼프(75초930)에게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던 이상화는 이로써 지난 대회의 아쉬움을 씻어냈다.
이날 이상화는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종목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스프린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적은 있지만 종목별세계선수권 500m에서는 2위(2011년)와 3위(2005·2009년)에 그쳤다.
모태범과 이상화는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간판 스타로 우뚝 섰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23세 동갑내기 두 선수는 같은 초등학교(은석초)를 나온 십년지기 절친이다.
이날 세계선수권대회 첫 남녀 동반우승을 일궈 2년 앞으로 다가온 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의 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대한빙상연맹 관계자는 "대표선수 선발전이 올림픽 직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모태범, 이상화의 현재 기록만을 따져 봤을 때 기량이 잠정적으로 줄지 않는 이상 소치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종합성적 5위(금 6,은 6,동 2)에 올랐던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만 금 3, 은 2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동계스포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은 스피드스케이팅을 비롯해 쇼트트랙 피겨 등 빙상종목에서의 꾸준한 성과와 전국민의 관심 등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과 이상화, 이승훈(24·대한항공) 등이 2014소치동계올림픽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