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보·승촌보 준공 후 연례행사… 영산교 인근 악취 ‘몸살’
영산강유역 환경청 “주의 발령단계 아니다”… 계속 관찰 중
30일 오전 나주시 영산교 아래 영산강 중류에서 채수한 짙은 녹조로 물든 강물.
[전남=전남도민일보]신승훈 기자= 연일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폭염속에 남도의 젖줄인 영산강이 녹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례행사 처럼 약속이나 한 듯 또 찾아온 녹조는 영산강살리기사업으로 죽산보와 승촌보가 준공된 이후 유속이 느려지면서 4년 연속 발생되고 있다.
지난 5월 말께 영산강 지류에서 녹조가 관찰 된지 두 달여 만인 30일 오전. 나주시 영산교 아래 영산강 중류는 녹조 덩어리가 강기슭과 수면을 덮어가면서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
영산교 인근 체육공원에서 만난 주민 정모(44·여)씨는 “며찰 새 기온이 높아지면서 녹조가 목격되고 있다”면서 “매년 여름이면 발생되다 보니 이젠 무덤덤하다”고 말했다.
올 여름 영산강 녹조는 마른장마로 큰비가 내리지 않은 가운데 예년보다 한 달 여 가량 앞서 관찰되고 있다.
뜸한 비소식과 지난주부터 시작된 폭염은 수온 상승으로 이어져 녹조발생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면서 영산강 전체 구간으로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5월에 이어 이날 다시 찾은 영산강 지류 봉황천의 상황도 심각했다.
강 본류와 500여m 떨어진 나주 영산동 영산 1호 배수문 밑. 흐르지 못하고 정체돼 있는 봉황천 수면은 짙은 녹조 띠와 누런 거품 막으로 뒤 덮인 채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곳 지류에서는 오염된 강물 때문에 잉어 무리들이 수면위로 입을 내민 채 연신 가쁜 숨을 내쉬는 장면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봉황천에서 2.5km 떨어진 나주 안창동 구진교 아래 샛강도 상황은 마찬 가지였다. 두 달 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은 수질정화를 위해 창포를 식재한 부유식 포트묘가 눈에 띄었지만 흐르지 못하는 수면 위로 녹조는 어김없이 뒤덮여 있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지난 29일 봉황천에 대해서는 채수를 하고 ‘클로로필-a’ 농도와 ‘남조류 세포수’ 분석을 의뢰했다”면서 “결과는 다음주께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산강 본류는 주의 관찰 중이고 아직 채수를 통한 검사는 못했지만 주의 발령단계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폭염이 몰고 온 고온현상으로 녹조가 심각해 질 경우 죽산보와 승촌보의 방류량도 탄력적으로 조절될 전망이다.
보 관리를 맡고 있는 수자원공사 영산강통합물관리센터 관계자는 “현재 방류량은 상류에서 유입되는 양 만큼만 하류 쪽으로 흘려보내고 있고, 초당 방류량은 승촌보 25t, 죽산보는 35t이지만 익산국토관리청의 요청이 있을 경우 녹조발생 정도에 따라 방류량을 늘릴 수 도 있다”고 말했다.
기자이름 신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