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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테러 났는데 … 여행 취소수수료 소비자 전액 부담

[기타] | 발행시간: 2015.08.22일 08:40

직장인 김모(29·여)씨는 22일부터 태국 방콕과 파타야 지역을 일주일간 여행할 예정이었다. 김씨는 지난 17일 방콕에서 발생한 도심 폭탄 테러 소식을 듣고 휴가를 취소하려다 여행사와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한 달 전 여행사를 통해 결제한 2인 항공권(88만원)을 환불해 달라고 하자 “항공료의 30%인 위약금을 현금으로 입금하면 카드 결제를 취소해 주겠다”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김씨가 “18일 방콕 현지에서 2차 폭탄 테러가 일어나고 예약한 호텔이 폭발이 일어난 라차쁘라쏭 에라원 사원 바로 옆이어서 안전 문제로 취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행사는 “취소수수료는 30%이니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정부에서 ‘여행 금지’ 단계로 올리지 않는 이상 위약금은 약관대로 내야 한다”는 얘기였다. 김씨는 “현지 호텔 세 곳은 모두 위약금 없이 예약을 취소해줬는데 국내 여행사는 수수료 타령만 하고 있다”며 “테러 용의자가 붙잡히지 않았고 추가 테러 경고도 있는데 위험지역으로 여행을 가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7일 태국 방콕 테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여행객들의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 여행 대행업체가 약관을 근거로 과도한 해지수수료를 요구하거나 환불을 거부해 소비자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외여행 표준약관 13조를 통해 ▶여행자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여행자의 요청 또는 현지 사정에 의해 부득이하다고 쌍방이 합의한 경우 ▶천재지변, 전란, 정부 명령, 운송·숙박기관 등의 파업 등으로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취소수수료를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표준약관에 명시적인 테러 관련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여행사들이 수수료를 고객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형 여행사를 통해 태국행 가족 여행을 예약했던 김모(36)씨 역시 출발을 하루 앞둔 20일 눈물을 머금고 여행을 취소했다. 김씨는 “여행 하루 전이라 50%를 취소수수료로 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며 “아이들의 안전이 걱정돼 휴가 간 셈 치고 100만원이 넘는 돈을 그대로 여행사에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만 여행업계는 정해진 약관에 따라 고객이 취소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나투어 측은 “여행사에서 취소 금액을 모두 부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참좋은여행사 관계자도 “위험에 대한 판단이나 불안감은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불안감에 의한 취소는 일반 변심으로 인한 취소와 다를 게 없다”며 “취소수수료는 소비자가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태국 여행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하라고 권고한 상태다. 외교부 역시 홈페이지에 ‘태국 여행객들이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외교부가 여행경보를 위험수위로 조정하지 않는 한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십수 년간 9·11 테러나 쓰나미 등을 겪어봤지만 사고 이후 해당 지역을 여행한 한국인이 문제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21일 현재 외교부는 태국 방콕을 위험수위 4단계 중 1단계인 ‘여행유의’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1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테러 이전과 동일하다. 태국의 나라티왓·파타니·얄라주를 제외한 태국 전역이 여행유의 단계다. 외교부 류호권 재외동포보호과장은 “비교적 위험한 상황인 것은 맞다”며 “방콕을 여행자제(2단계) 국가로 지정해야 할지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 한 달 이상 준비”=방콕 폭탄 테러와 관련해 태국 경찰은 10명 이상의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솜욧 품판무앙 태국 경찰총장은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소한 10명 이상이 동원돼 테러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범으로는) 폭탄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범행 현장을 관찰하고 탈출 경로를 마련한 사람들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폭탄 테러는 한 달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테러 과정에 국제테러조직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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