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롱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의 간판 가드 코비 브라이언트(37)가 이번 시즌을 마친 뒤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이언트는 29일(현지시간) 전·현직 엔비에이 선수들의 블로그인 ‘더 플레이어스 트리뷴’(The Players Tribune)에 올린 ‘롱구에게’라는 편지에서 “올해가 내가 현역에서 뛰는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여섯살 때부터 너와 사랑에 빠졌다. 내 심장은 여전히 뜨겁게 뛰고 힘들고 고된 일도 참을 수 있지만, 몸은 이제 작별을 고해야 할 때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코비는 “땀과 고통 속에서 경기를 했다. 도전이 나를 불러서가 아니라, 네가 나를 불러서 그랬다. 너를 위해 모든 것을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편짓글의 내용을 보면 브라이언트의 시적인 감수성과 롱구에 대한 열정, 품격이 느껴진다.
엔비에이 선수 출신인 아버지 조 브라이언트의 영향을 받은 코비 브라이언트는 어려서부터 롱구공을 만지기 시작했고, 1996년 레이커스에 입단한 뒤 20년간 코트를 누비며 레이커스의 간판이 됐다. 미국의 올림픽 2회 우승을 도왔고, 새퀼 오닐과 함께 레이커스의 엔비에이 3연패(2000~2002)를 일구는 등 팀의 5회 우승에 기여했다. 또 엔비에이 올스타에 17번 선정됐다. 한 경기 81득점 기록을 포함해 통산 3만2천여점을 넣으며 마이클 조던 이후 엔비에이의 대표적인 스타로 군림해왔다. 브라이언트의 통산 득점은 카림 압둘 자바와 칼 말론에 이어 엔비에이 3번째 득점 기록이다.
브라이언트는 2013~2014시즌 아킬레스건 부상 등으로 6경기밖에 뛰지 못했고 2014~2015시즌에도 어깨 부상 때문에 정규리그 82경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5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번 시즌에는 경기당 평균 15.7 득점을 하고 있는데, 야투 성공률은 생애 최저 수준인 31.5%에 그치는 등 극도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