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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상인들, 조선족 종업원 늘리고 중국어 메뉴판·명함까지 준비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2.25일 10:00
[수산시장 매일 1000명씩 찾아]

중국인들, 회 즐겨먹지 않지만 '별그대' 열풍에 2030방문 급증

"3분의 1 가격에 맛도 훨씬 좋아"

상인들, 조선족 종업원 늘리고 중국어 메뉴판·명함까지 준비


"궈라이칸이샤(過來看一下·한번 와 보세요)!" "게이니폔이뎬(給你便宜點·싸게 해 드려요)!"

주말인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곳곳에서 중국어로 손님을 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룽샤(龍蝦·가재)'라고 적힌 붉은 깃발이 내걸린 가게도 있었다. 때마침 중국인 관광객 수십명이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시장 분위기는 중국 대도시의 수산시장을 방불케 했다.

관광객 수이위팅(33·디자이너)씨가 진열된 멍게를 손가락으로 찔러보며 "퍄오량(漂亮·예쁘다)!"이라고 하자 종업원 김미령(34·중국동포)씨가 곧바로 멍게 한 마리를 다듬어 수이씨의 입에 넣어줬다. 중국 서부 충칭(重慶)에서 왔다는 수이씨 부부는 이날 수산물 판매점에서 4만5000원짜리 대게 한 마리와 참소라 4만원어치, 멍게 1만원어치를 사서 바로 뒤편 시장 내 식당에서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먹었다. 수이씨는 "해산물이 중국의 3분의 1 가격이고 훨씬 싱싱하다"며 '하오츠(好吃·맛있다)'를 연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지난 17일 오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해산물을 고르고 있다. 이곳은 중국에서도 방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해 유명해졌다. 이젠 중국인들의 관광 겸 식도락 코스에 포함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장련성 객원기자

노량진수산시장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3년 이 시장을 찾은 중국인은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1000명을 넘어 3년 새 10배 수준이 됐다. 2만명 안팎인 이 시장 하루 평균 고객수의 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날생선을 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소득이 늘고 젊은 층들이 회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수산시장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한 대기업 부장은 "최근 부서 직원들과 노량진수산시장으로 회식을 갔는데, 옆 자리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진을 치고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2013년 방영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에 노량진수산시장이 등장한 것도 한 계기가 됐다. 개별 여행을 온 20·30대 중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이 드라마를 보고 노량진수산시장을 찾고 있다고 한다. 상인회 관계자는 "드라마에 배우 김수현이 전지현이 먹고 싶다고 한 개불을 사가는 장면이 있다"며 "'전지현 개불'을 찾는 젊은 중국인이 많다"고 했다.



최근 노량진 수산시장에 등장한 중국어 메뉴판. /양승주 기자

상인들의 판매전략도 중국인 맞춤형으로 바뀌고 있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감안해 홍게나 대게, 킹크랩, 바닷가재, 멍게 같은 붉은색을 띤 수산물로 매대를 채우는 가게가 전체의 30% 수준에 이른다. 상인 이모(40)씨는 "중국인은 회도 붉은빛이 선명한 도미회를 좋아한다"고 했다. 손님들이 시장 매장에서 사온 수산물을 조리해주는 시장 내 식당 상당수도 방바닥에 앉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을 위해 목욕탕 의자를 갖다 놓았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중국동포 출신 종업원 숫자도 100명 정도로, 3년 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수산물을 조리해주는 식당 주인 원모(56)씨는 종업원 7명이 모두 중국동포라고 했다. 원씨는 "평소 식당 38개 테이블 중 20개 이상을 중국인 관광객이 채운다"며 "중국말을 할 줄 아는 종업원은 필수"라고 했다.

간판과 메뉴판도 중국어를 병기하고 있다. 28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식당주인 박모(51)씨는 "'하이창(海腸·개불)', '바좌위(八爪魚·주꾸미)', '하이뤄(海螺·소라)'라고 적힌 중국어 메뉴판을 보며 짬 날 때마다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중국인들 덕분에 노량진수산시장의 하루 평균 매출도 20% 정도가 늘었다고 한다. 산시(陝西)성에서 가족과 함께 여행을 온 왕모(44)씨는 이날 일가족 네 명이 대게 3마리에 참소라, 석화, 매운탕 등 26만원어치를 시켜 먹었다. 왕씨는 "중국에서 이 정도 먹으려면 3000위안(약 56만원)은 줘야 한다"고 했다. 한 상인은 "유커(遊客)들 덕분에 불경기에도 노량진 상인들이 버티고 있다"고 했다.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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