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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상작품에 반영된 조선족의 이미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11.09일 08:07
작성자: 이상우

  (흑룡강신문=하얼빈) 한국 영상작품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조선족은 2001년 송해성 감독의 영화 "파이란" 이후 주류 영상작품에서 종종 등장한다. 더불어 최근 들어 인문학연구영역에서는 직간접적으로 한국 영상작품에 반영된 조선족의 이미지를 다룬 연구논문들도 속출하고 있다. 영상작품과 연구논문들에 기초해볼 때, 한 연구자의 지적처럼 영상작품에서의 조선족의 이미지 또는 조선족의 재현, 표상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형식을 띠고 있다. 즉 순진무구의 이미지이거나 반대로 악당(깡패)의 이미지라는 이분법적 틀이 반복되고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박춘봉", "오원춘" 등의 강력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의 보도와 함께, 한국사회에서의 조선족의 이미지는 "범죄자"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지는 듯한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실제 2015년 한국에서 실시된 조선족 이미지 설문조사에서 한국인 94%가 조선족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고, 부정적 이미지 형성의 주요원인으로 신문, 방송 등 미디어를 들고 있다.

  심리학적 개념으로서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지각대상에서 표출되는 대표적인 인상 혹은 사회심리적으로 재생된 직관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대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도 그 대상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그 대상에 관해 개인이 본래 인지하고 있었던 여러 단편적인 상들이 조합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미지는 개인의 선입관을 형성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대상(타인)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함에 있어서 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 스튜어트 홀(Stuart Hall)의 지적처럼 미디어는 이데올로기적 권력이며, 사건들에 대한 특정한 방식으로 의미작용할 수 있는 권력이다. 또한 미디어는 단순한 현실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모습으로 정의하는데, 미디어는 "매개"도구가 아니라 "형성"도구로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14년 기준, 한국내 조선족의 범죄율은 한국인 범죄비율 3.7%보다 낮은 3.6%임에도, 결국 미디어는 "조선족=범죄자"라는 등식의 성립을 가능케 하고 있다.

  그렇다면 타인에 대한 이미지는 타화상, 즉 미디어 등의 작용하에 주관적으로 유추된 상대방에 대한 인식으로만 구성되는 것일까. 물론 주관적으로 유추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인식과 태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럼에도 이미지 또는 인식이라는 개념이 관계적인 것인만큼, 타인에 대한 이미지와 더불어 자신에 대한 이미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즉 자기 스스로에 대한 평가 및 인식을 의미하는 자화상은 타인과의 관계를 규정하는 중요변수로 작용한다. 즉 조선족에 대한 편견은 결국 한국사회 내부문제와 관련돼 있는 것으로, 한국경제의 불황 등을 주요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조선족에 대한 편견과 오해는 쌓이고 이해는 외면하는 현실을 직시하고 고쳐나갈 방법은 없을가. 최근 '서울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한국내 조선족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민간 모니터링단(한국내 대표적인 "중국동포(조선족)" 지원단체인 동북아평화연대)이 활동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들은 언론 모니터링, 미디어 비평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듣고, 신문, 방송, 영화 등 매체 모니터링, 미디어 콘텐츠 제작 관련 실습을 거쳐 왜곡된 조선족 이미지를 바로 잡기 위한 콘텐츠 제작과 이미지 개선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또한 일전에 필자가 지인인 육상효 감독에게 주문한바 있지만, 육상효 감독의 "방가?방가!"나 이한 감독의 "완득이"처럼 다문화시대 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와의 공생, 협력과 관련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영상작품 제작의 필요성이다. 이러한 영상작품의 제작에 있어서 허진호 감독의 영화 "호우시절"이 재현, 표상하고 있는 중국인의 모습이 시사하는바가 크다. 즉 기존 한국영화에 나타났던 중국인 이미지들인 적과 악당으로서의 이미지, 동정의 대상으로서의 이미지, 그리고 야만과 폭력의 도구적 존재로서의 이미지 등과 달리, 중국과 한국이 처한 현재적고통을 나누고 미래의 동반자적 우호협력관계로 묘사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인과 함께 경제적불황을 이겨나가는 조선족 근로자들의 이미지가 한국 영상작품속에 담겨졌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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