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기성훈기자][서울시, 설문조사 결과 발표...첫 성매매 시기 만14∼17세]
가출한 10대 여성 4명 중 1명은 성매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으로 성매매를 한 시기는 만 14세에서 만 17세가 88.1%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시가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와 함께 서울·경기지역 쉼터 25개소에 거주하고 있는 가출 10대여성 1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시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이 가출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숙식해결을 위한 '돈 문제(69.8%)'였다. 가출 후 돈을 벌어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54.4%)는 절반보다 조금 많았는데, 이중 '성산업 관련 일자리와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벌어봤다는 응답자가 55.3%나 나왔다.
'성산업 관련 일자리와 성매매' 경험 중에는 조건만남(25.5%)이 가장 많았다. 이어 노래방(10.6%), 보도방(9.6%), 단란주점 및 룸싸롱(3.2%), 키스방(3.2%), 성매매 집결지(2.1%), 티켓다방(1.1%)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 중 성매매 경험이 있다고 답한 10대 여성은 25.1%에 달했다. 가출 10대여성 4명 중 1명은 성매매를 했다는 얘기다.
성매매를 하게 된 계기(중복응답)로는 44.2%가 "잘 곳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이어 △배가 고파서(30.2%) △강요에 의해(30.2%)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30.2%)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25.6%)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응답자 중 40.7%가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다. 최초 성폭력 가해자로는 '가족'이 26.1%로 가장 많았고 '친척'이라는 대답은 11.6%였다. 낯선 사람에 의한 성폭력피해도 17.4%로 집계됐다.
응답들은 쉼터에서 가장 원하는 것으로 △안정적인 보호 △장기간 머무를 수 있는 곳 △고민상담 등을 꼽았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가출 10대 여성들이 가정폭력, 학대, 성폭력, 성매매 등 폭력의 희생양인 동시에 범죄와 폭력을 재생산하는 주체가 되는 '폭력의 악순환'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10대 가출 여성을 위한 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다. 먼저 청소년들의 밀집지역에 부스를 펼치고 상담과 교육, 먹을거리 등을 제공한다. 위기 10대 여성에 대해서는 긴급상담을 진행하고 위기상황에 개입해 필요시 보호시설로 연계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쉼터에 입소하지 않고 길거리에서 생활하는 10대여성을 위한 '드롭인 센터'를 내달 설립한다.
조 실장은 "가출 10대 여성들에게 폭력 피해를 치유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전문화된 지원정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