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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상기6]다국적 료리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착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11.13일 09:57
주로 중국음식과 한국음식 정도 밖에 몰랐던 나는 일본인들의 폭 넓은 음식 취향에 놀랐다.

호이꼬로(回鍋肉), 칭죠로스(青椒肉丝), 마보도후(麻婆豆腐) 등 중화료리의 료리명을 어린애들까지 술술 말하는 정도였고 처음 만나는 경우 교자(餃子)가 맛있다는 말로 수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마 중국음식을 싫어하는 일본인은 없지 않을가 싶을 정도였다.

중국음식 뿐만이 아니다. 요즘에는 한국의 기무치(김치), 비빔밥, 인도의 카레라이스, 이딸리아의 스파게티, 윁남의 바인쌔오 등 전문음식점들이 즐비하며 또한 이런 여러 나라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다국적 음식점(어떤 의미에서는 무국적 음식점이기도 하다)들도 너무 많다. 그리고 우리 고향의 양고기뀀, 연변랭면 등 음식들을 찾는 일본인들도 점점 늘어 나고 있는 형편이다.

가본 적도 없는 나라의 음식을 대담하게 먹어보려고 하고 적응하려고 하는 일본인들의 다국적이면서도 무국적인 음식문화에는 내심 탄복하게 된다. 더더욱 감탄할 만한 것은 이들이 타국의 맛을 자기식의 오리지널 맛으로 재창조한다는 데 있다. 례하면 교자 속에 마늘을 넣는다는 누군가의 재창조에 의해 마늘냄새 때문에 점심에는 절대 금물이며 될수록이면 주말에만 먹는 음식이라 정해놓는다거나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중화료리 천진밥(天津飯)이 실은 중국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일본에서 만들어낸 메뉴라거나 하는 등등…

정확한 규정은 없지만 중국인이 만드는 중국료리는 ‘중국료리’라고 하고 일본인이 만드는 중국료리는 ‘중화료리’”라고 암묵하에 구분하는 일본인들이다.

1997년 가을에 당시 살고 있었던 지역의 시민이벤트인 ‘고향마츠리’(故郷祭り)에 참가하여 중국류학생들이 손수 교자(만두)를 빚어서 제공하게 되였다. 그때 반시간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일본인들의 인내에 놀라기도 했다. ‘고향마츠리’는 올해까지 근 20년간 한번도 빠지지 않고 견지해온 이벤트이기도 하고 후에 내가 알고 있는 류학생지인이 용기를 얻고 중국료리점을 오픈할 수 있은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99년 ‘고향마츠리’에 참가하여 교자를 빚고 있는 연변적 류학생들(왼쪽이 필자)

오래동안 일본인들의 음식상을 살펴 보노라면 저도 모르게 까다로우면서도 재미있는 그들의 습관을 알 수 있다.

만두를 주문하면서 대부분 일본인들은 ‘보통 교자를 주세요’라고 한다. 일본에 처음 알려진 만두가 야키교자(焼餃子구운 만두)라서 이 곳 사람들은 그것을 만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만두는 주식이 아니고 료리이기 때문에 밥과 같이 먹는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다. ‘탄수화물에 탄수화물?!’

료리가 나오면 대부분 사람들이 “어떻게 먹느냐?” 하고 물어본다. 료리마다 먹는 방식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만두라고 해도 “물만두는 어떻게 먹냐, 구운 만두는 어떻게 먹냐” 하고 물어본다. 그리고 라면이 나오면 서둘러 후추가루 등 조미료로 맛을 조절하려 한다.

일본료리가 재료의 원 맛을 살리는 원칙으로 조미료를 크게 쓰지 않는 면이 있기 때문에 자체로 간장이나 식초로 조절해서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런 습관 때문이여서인지 모르지만 모든 료리에 식초를 부어넣는 일본인들을 많이 보아왔다. 맛도 보지 않고 간장이나 식초를 부어넣는 그들의 음식습관은 중국료리사들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인 것이다.

알게 모르게 틀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지키는 것에 습관이 되고 만족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헌데 그런 습관을 허물려고 조미료로 음식맛을 조절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는 음식점도 요즘 들어 하나 둘 나오고 있다. 테블에 조미료를 내놓지 않는다는 그런 음식점들이 반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니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길림신문 일본특파원 리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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