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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복문화 산둥땅에 꽃피어 간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0.07.17일 13:59
칭다오원희한복 권경순 사장의 인생이야기



 권경순씨 여가시간에 사랑하는 딸과 아들과 함께

  (흑룡강신문=칭다오)박영만 기자=우리민족의 가장 우수한 이미지를 뽑으라면 당연히 한복이 첫자리를 차지한다. 삶의 애환과 스토리를 고스란히 담아온 한복은 아름다움과 우아함 그리고 멋스러움으로 세계인들의 긍정을 받고 있다.

  우리 민족의 문화가 전무한 척박한 산둥땅에서 장장 19년을 한복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권경순 사장(70년 개띠), 그녀의 한복스토리에 젖어보자.

  원희한복 이름의 유래

  90년대 초 칭다오에 한국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동북3성 조선족들이 대량으로 몰려들었다.

  연길에서 살던 권경순씨도 그 흐름을 따라 1995년 4월 지인의 소개로 청양구 석복진 호가영촌에 입주한 한국회사에 통역으로 입사하였다. 성격이 활달하고 웃음을 좋아하는 권경순씨 덕분에 휴식시간이면 그의 주위에는 언제나 많은 동료들이 모여들었다. 이런 현상을 쭉 지켜보면서 경순이를 좋아하던 회사에서 밥하던 조선족아주마가 한마디 건네왔다.

  “처녀, 우리집에 멋진 아들이 있는데 며느리로 안들어오겠소. 절대 고생 안시킬게.” “진짜-”“당연하지-“그래서 만난 것이 지금의 남편 이경도씨(70 개띠)이다.

  지린성 교하 출신의 이경도씨는 1991년에 칭다오에 진출하여 반포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다.

  2년 후인 1997년 2월 7일 이들은 권경순씨의 고향인 연길시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복덩이 딸을 낳았다. 이름을 이원희로 지었다.

딸애가 4살나던 때인 2001년 봄 어느 화창한 일요일날, 부부는 연길 외가에서 부쳐온 알록달록 한복을 딸애에게 곱게 입히고 이창구 십매암공원에 소풍 나갔다.



  “아야, 쩐 파오량아-(真漂亮)“ “타이메이라-(太美了)“공원에서 산책하던 당지 한족들이 여기저기서 칭찬과 감탄을 보내왔다.

  점심에 KFC에 식사하러 들어가서도 칭찬이 끝없이 이어졌다. 우리 조선민족의 한복인데 한족들이 왜 이렇게 열광할까.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옳다 바로 이거다!

  그사이 아이를 키우느라 집에 있으면서 무슨 일을 할까 고민 중이였던 권경순씨는 한족들의 한복에 대한 칭찬에 귀가 번쩍 띄였다.

  그렇지 바로 한복가게를 운영하는 거야. 타향인 산둥땅에 와서 우리 민족의 한복문화를 꽃피워야지. 칭찬 받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왜 생각 못했을까.

  역경 속에서 출발

  소뿔도 단김에 빼라고 2001년 6월 19일 이촌시장 옆 빈허루 한국정품매장 1층에 칭다오에서 처음으로 되는 원희한복집이 고고성을 울렸다. 권경순 부부의 사랑이 담긴 따님의 이름을 따서 지은 한복가게가 첫 스타트를 뗀 것이다.



  한복가게에는 연길에서 들여온 14벌 한복이 전부였다. 판매와 대여를 함께 해주었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모든 게 쉽지 않았다. 밑천이 적다보니 물건을 적게 들여와 선택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루종일 가게에서 일하다가 저녁이면 임대 나간 한복을 가지고 집에 와서 손빨래를 한다. 여름에는 괜찮은데 겨울에 문제였다. 시간이 급하다보니 차디찬 수도물 속에서 두손을 호호 불며 빨래를 해 다리미까지 하고 자리에 누으면 보통 자정이 넘는다.

  아픈 다리에 침질하기라고 시아버지가 일찍 돌아가 홀로 살던 시어머니가 중풍으로 드러누었다. 회사 다닐 때 우리집에 시집오면 고생 안시킬게 하시던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딸과 어린 아들자식을 키울라. 병든 시부모를 모실라, 장사를 할라. 권경순씨는 하루종일 정신없이 보냈다.

  시어머니는 아들집에서 꼭 10년을 누워 계시다가 2013년에 하늘나라로 갔다. 사망하기 전날 시어머니는 경순씨의 두손을 꼭 잡고 말했다.

  “여보게 며늘애기, 내가 우리 집에 와서 고생을 시키지 않자고 했는데 오히려 숱한 고생만 시키고 가네. 나를 많이 원망하게.““아니예요 어머니, 저는 한번도 원망한 적이 없어요. 이것이 모두가 운명이라 생각하고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경순씨의 말에 시어머니는 시름을 놓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 두눈가에는 애써 참아온 눈물이 주루룩 쏟아져내렸다.

  사랑을 싣고 행복을 싣고

  원희한복가게에 가면 언제나 권경순씨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한분한분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

  어느날 빈허루 가게에 30대 후반의 남성이 찾아왔다. 뒤로는 병든 기색의 여성이 함께 따라들어왔다. 핑크색으로 가장 이쁜 한복을 고른 남성은 가격을 물어보더니 한참을 고민하다가 절반 깎아달라고 사정했다. 이거 안되는데 원가도 못 받아요 했더니 그를 끌고 구석에 가서 가만히 귀에 대고 말한다.

  “제 집사람이 자궁암 말기예요. 의사가 말하는데 얼마 못 산대요. 근데 결혼 때 내가 한복을 못 입혀준게 가슴에 걸려서 한복을 입혀서 보낼려고요.“ 남성은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아ㅡ 그래요”너무나 놀라운 사실에 권경순씨는 가슴 한구석에서 무엇인가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네 그럼 원가로 가져가세요” 고맙다고 인사하는 그들에게 그는 다른 가게에 가서 양말과 흰장갑까지 사서 덤으로 보내드렸다.

  “세상은 노력하는 만큼 잘 살게 되고 사랑하는 만큼 아름다워지며 가슴을 여는 만큼 풍족해지고 참는 만큼 성숙해집니다. 실제 한복 속에는 우리 민족의 생로병사 애환이 모두 담겨있습니다. 인간의 모든 번뇌와 고통을 한복이 감싸주고 있는 것입니다.”권경순씨의 철리에 깃들 말이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만을 보여주는 한복, 춘하추동 한생을 살아가는 중생들에게 오직 아름다움만 각인시켜 인생과 세간의 아름다움을 남기려는 것이 한복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개인과 가정의 모든 고통과 시련 역경을 모두 이겨내고 오직 사랑과 행복 미소를 전달하는 아름다운 내일을 추구하는 권경순씨의 모습이 돋보였다.

  권경순 사장의 이런 경영이념으로 가게는 이촌 빈허루시장부터 국제공예품성을 거쳐 현재 청양 루방풍정거리(鲁邦风情街) 2층 300여 제곱미터의 너른 면적의 가게로 확장되었다.

  전통한복, 개량한복, 퓨전(드레스) 등 규모가 가장 크고 품질이 가장 구전한 산둥 한복제1가게로 부상한 것이다.

  한국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한아름, 기쁜날, 윤슬, 이조명가, 대동강한복, 영승실크 등 명브랜드의 1000여벌 한복을 여기서 직접 구매하거나 제작주문할 수 있다.

  이제는 소문이 나서 매번 행사 때마다 저렴한 가격으로 화려한 색상의 한복을 임대하러 고객들의 발길이 줄을 있고 있다. 수저, 사기그릇 등 행사 답례품도 고객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이우, 시안, 충칭 등 전국 각지에서 한복 주문 전화도 걸려오고 있다. 위챗으로 몸 수치만 보내오면 어김없이 만족스러운 한복이 고객들에게 전달되었다.

  권경순씨가 하도 말을 잘 받아주니 어떤 아줌마들은 아예 점심도시락을 사들고 와서 하루종일 가게에 앉아서 말동무를 해주고 있다.

  청양구 모 예술단에서 춤을 추고 있는 철려 출신의 정옥화(72세)씨는 4년째 이 원희한복점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이곳에 오면 딸집에 온듯 한 느낌이라고 숨김없이 털어놓았다.

  코로나19사태로 몇달 가게문을 닫게 되자 권경순씨는 위챗으로 여러가지 장사를 하면서 시간을 떼우기도 하였다. 특히 그때 심심풀이로 팔았던 흑룡강성 라북현 보천령농장에서 순 유기농업으로 키워낸 생태게입쌀(生态蟹稻米)이 점점 소비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네살나던 딸애 원희가 이제는 대학교 4학년, 늦게 본 아들도13살로 훌쩍 키가 커버렸다. 그러고보니 한복 하나를 위해서 달려온 시간이 어언 19년이 지난 것이다.

  민족의 아름다운 한복문화를 이 땅에 심어가는 권경순 사장의 스토리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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