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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기덕과 싸이'...문화 르네상스를 위한 조건들

[기타] | 발행시간: 2012.09.19일 17:34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피에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기념 기자회견에서 김기덕 감독이 황금사자상에 키스를 하고 있다.

ⓒ 이정민

지난 한국시각으로 9일 새벽 세계 3대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싸이와 더불어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돌출형 천재'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는 김기덕 감독과 싸이다. 한 명은 영화로서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 받았 다면, 또 다른 한명은 노래로서 팝의 주류인 미국 시장을 강타한다.

김기덕 감독의 국제 영화제 수상은 이번 베니스 영화제가 처음이 아니다. 그 이전부터 김기덕 감독은 꾸준히 국제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해왔고 이번처럼 대상은 아니지만 굵직굵직한 상을 여러 번 받아왔다.

그 때문에 김기덕 감독이 지난 11일 방영한 SBS <강심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디자이너들 중에 김 감독 영화팬들이 많다는 것은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한국에서는 철저히 아웃사이더로 불렀지만, 오히려 해외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불리던 사람이 다름 아닌 김기덕이다.

미국 진출에 성공한 싸이에 이어, 베니스에서 낭보를 전해온 김기덕 감독 덕분에 한동안 대한민국은 축제분위기였다. 베니스 황금 사자상 수상 이후 주요 언론은 김기덕의 수상을 대서특필 하며, 이를 한국 영화의 쾌거라고 소개한다.

물론 김기덕 감독의 수상과 더불어 찾아온 한국 영화 르네상스(?)에는 한국 주류들이 힘주어 말하는 '국력'도 한 몫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권위 있는 국제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음에도 불구 '비주류'였고, 지금도 대형 멀티 플렉스와 배급사가 독점한 국내 영화시장에서는 철저히 '비주류'로 불리고 있다. 다행히 김 감독의 베니스 수상 이후 그의 수상작 <피에타>를 찾는 관객의 수가 늘어났지만 시내 극장에서 황금 시간대에 <피에타>를 보는 것은 여전히 도통 쉬운 일이 아니다.

흔히들 김기덕 감독을 두고 '비주류의 승리' 혹은 '아웃사이더의 문화 혁명' 이라고 표현한다. 특히나 영화 촬영하는 과정에서 순제작비 1억 5천만원의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피에타>라는 걸작을 만들어낸 김기덕 감독의 재능은 놀라울 정도다. 충무로를 위시한 한국 영화계에서는 '아웃사이더'로 불린 김 감독이지만, 세계에서 인정받은 그의 수상은 기득권 위주 주류 문화로 똘똘 뭉쳐진 대한민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한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도, 거대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세계인들이 감탄하는 명작을 만들어낸 김기덕 감독. 이제 거장 반열에 올라선 김기덕 감독의 행보는 김 감독의 황금 사자상 수상 이후에서야 부랴부랴 예술 영화에 대한 지원과 예산을 늘리겠다고 나선 한국 영화계와 문화 담당 당국에 시사 하는 바가 크다.

순제작비가 1억 5천만원에 불과한 저예산 영화에도 불구, <피에타>가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자본주의의 폐부고발을 모성애와 구원을 결부시켜 예술로서 승화시킨 연출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지 않은 싸이가 미국에서 승승장구를 기록하는 것도 싸이 특유의 감각을 앞세운 '콘텐츠' 덕분이다.

▲ 콘서트 중 웃는 싸이의 모습

ⓒ YG엔터테인먼트

결국 대중들을 사로잡는 남다른 콘텐츠의 힘은 주류, 비주류를 막론하고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비롯되는 법이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처럼 저예산 혹은 인디로 활동하는 감독과 밴드들을 '비주류'로 칭하며 주류가 끌어안고 가야할 대상으로만 간주하는 식의 자세는 다양한 문화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기에다가 한 술 더 떠 이 나라는 앞으로 김기덕 감독과 싸이 같은 아티스트를 꿈꾸는 아이들에게조차 엘리트주의적 획일적인 주입식 교육과 사고방식을 갖게 한다. 모 보험 광고 카피를 빌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아닌데 말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제2의 김기덕'을 양성하기 위해서라면 예술, 독립 영화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겠다. 그러나 김기덕 같은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티스트 배출은 형식적인 재정 지원과 해외 시장 진출 염두 같은 전략적 기획만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예술가들이 마음껏 자신의 재능과 개성을 펼칠 수 있는 자유와 교육 체제. 그리고 다양성이 공유하는 문화 저변 확대가 뒷받침 해주어야만 진정한 예술이 꽃필 수 있는 법이다. 지금처럼 자본과 권력을 가진 주류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개성이 일원화되어가는 사회에서남다른 천재성으로 세계인들을 열광시키는 김기덕과 싸이는 그저 한 여름밤의 달콤한 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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