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방송인 강호동이 오는 11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시작으로 방송에 복귀하는 가운데 KBS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강호동은 오는 11월 10일 '스타킹'을 통해 지난해 9월 초 잠정은퇴를 선언한 지 1년 2개월 만에 방송 복귀한다. 이어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독립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는 MBC '무릎팍도사'로 시청자들을 찾는다.
SBS와 MBC가 구체적 일정까지 나온 반면 KBS는 아직 강호동의 복귀프로그램 기획조차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강호동과 새 프로그램을 함께 할 이예지PD가 지난 14일 '안녕하세요'의 마지막 녹화를 마침에 따라 본격적으로 새 프로 기획 및 복귀 시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KBS의 강호동 새 프로와 관련 결정된 것은 '1박2일' 같은 리얼 예능은 아니라는 것. 앞서 전진국 KBS예능국장은 스타뉴스에 "리얼 예능이 아닌 새로운 콘셉트의 예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무한도전' 등 히트 예능을 만든 문은애 작가가 강호동, 이예지PD와 함께 할 예정으로, KBS예능국이 문 작가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SBS '스타킹' 토요일, MBC '무릎팍도사' 목요일 편성 유력
문제는 강호동 새 프로그램이 어떤 요일에 편성될지 여부다. 이미 SBS와 MBC가 강호동 복귀 프로그램 요일을 잠정적으로 확정해 KBS의 '선택지'가 많이 줄어든 것이다. '스타킹'은 기존대로 토요일에, '무릎팍도사'의 경우 새로 독립 프로그램화하면서 수요일 '라디오스타'를 피해 목요일로 편성될 전망이다.
이 경우 같은 요일에 겹치기 출연을 안 하는 그간의 예를 고려하면 강호동 새 프로가 목요일이나 토요일에 편성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나머지 요일의 경우 월요일 '안녕하세요', 화요일 '승승장구', 목요일 '해피투게더3', 일요일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1박2일) 등 기존 프로그램이 이미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어 이를 희생시키면서 강호동의 새 프로를 편성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금요일 심야에 비예능프로인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이 편성돼 있지만 이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SBS '고쇼'를 큰 시청률차로 누르며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최근 부활한 수요일 심야 '추적60분'을 없애고 예능 프로를 편성한다는 것도 내부 반발이 클 게 분명해 수요일 편성도 어렵다.
KBS, 월 '안녕', 화 '승승' 목 '해피투게더'..주말 예능까지 '버릴 카드' 없어
KBS가 '강호동'이라는 빅카드를 주말 예능에 사용하는 것도 걸리는 부분이 많다. 토요일 '스타킹' 시간대를 피해 신 프로를 편성할 경우 '청춘불패2' 시간대가 되는 데 걸그룹 버라이어티인 '청춘불패2'는 시청률은 낮아도 해외판권 등 판매로 KBS에 수익을 안겨주는 '효녀' 프로그램이다. '청춘불패2'가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안정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것도 강호동을 위해 자리를 내주기 힘든 부분이다. 이 프로가 외주제작국 제작프로라는 것도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눈을 일요일로 돌려 '해피선데이' 시간대를 살피면 더 골치가 아파진다. 강호동을 예능계로 이끌어 그가 '대부'로 따르는 이경규가 진행 중인 '남자의 자격'에 자리를 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강호동 스스로가 피할 것이 분명하다. 4년 이상 몸담으며 '국민MC' 반열에 올려준 '1박2일'은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대해 KBS 예능국 고위관계자는 스타뉴스에 "강호동의 새 프로를 어떤 요일에 편성할지는 고민이 크다"라며 "주말에 '강호동 카드'를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이지만 '청춘불패2', '불후의 명곡', '남자의 자격', '1박2일' 등 어느 하나 버릴 프로가 없다. 강호동 새 예능 기획과 맞물려 편성 역시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BS는 결국 강호동 새 프로 편성과 함께 눈물을 머금고 기존 예능에 '칼'을 들이대야 할 전망이다. '사면초가'에 처한 KBS가 강호동 새 프로 출범과 함께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