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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할인해도 썰렁…상하이 상가 "이 정도일 줄은"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2.27일 11:26
춘제 매출 작년의 절반…中최대 가전판매 업체 상하이 매장 10곳 폐쇄

  청두서도 소비 주춤, 자동차•가전 특히 심각 할인•무이자 할부도 허사

  (흑룡강신문=하얼빈)지난 20일 오후 상하이(上海) 서남부 차오바오루(漕寶路)에 있는 차오바오광장. 평소 사람들이 북적대던 이 상가 건물은 이날 1층부터 4층까지 거의 모든 매점이 파리를 날리고 있었다. 곳곳에 50% 세일 표식이 붙어 있는데도 종업원들은 할일 없이 서성거리고만 있었다. 종업원 왕(王)모씨는 "올 들어 매출 감소를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상하이 최대 전자상가인 인근 쑤닝(蘇寧•SUNING)상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휴대폰, 전화기, TV, 냉장고, 세탁기 등 품목별로 여러 제품이 매장에 가득 쌓여 있었지만 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았다. TV 판매구역의 종업원들은 각자 좋아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휴대폰 매장구역에 있던 종업원 스(石)모씨는 "온갖 할인 이벤트 행사를 열어도 손님이 없다"고 했다.

  같은 날 아우디, 푸조 등 자동차 대리점이 모여 있는 쓰촨성 청두(成都) 지창루(機場路). 매장 입구마다 선간판으로 우대, 할인을 뜻하는 '혜(惠)'자를 붙여놨다. 중국 국산 브랜드들은 차 한 대당 1만위안(약 180만원)부터 3만위안(약 540만원) 상당의 할인 혜택을 준다는 광고를 내걸고 있지만 손님이 있는 매장은 30여곳 중 2~3곳에 불과했다.

  중국 내수시장에 적색 신호등이 켜졌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 춘제(春節•음력설) 연휴 일주일간 소비 성장률은 16.2%로 작년 춘제기간(19%)보다 3%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특히 가전(-10%), 자동차(-4.8%)는 소비가 급감했다.

  ◇가전•자동차•건축자재 '한류(寒流)'

  가장 심각한 분야는 백색가전이다. 이달 들어 광둥성 광저우(廣州)에선 가전업체들의 광고 문구가 '선불 0, 이자 0'으로 통일돼 가고 있다. '돈 한 푼 안 내고 물건을 가져간 다음 물건값은 두 달째부터 내되 6개월 또는 1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준다'는 뜻이다.

  상하이 일대 가전 유통업체들은 이달 22일부터 한 달 동안 제품값의 10~15%를 깎아주거나 구매자에게 가격의 1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상하이 등 동부 연안지역의 경우 지난달 춘제 동안 가전 매출이 작년 춘제의 반 토막(40~50% 수준)으로 떨어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청두지역도 작년 춘제 대비 20~30% 정도 판매량이 줄었다. 중국 최대 가전 판매업체인 궈메이(國美)와 쑤닝은 춘제 때 상하이에서만 각각 10여개의 매장을 폐쇄했다. 쑤닝 의 한 매장 직원 훙란(洪蘭•25)씨는 "매출이 워낙 줄어 우리 매장도 문 닫지 않을까 종업원들끼리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소위 '가전 한류(寒流)'이다.

  자동차도 직격탄을 맞아 올 1월 한 달 동안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139만대)은 작년 12월보다 18%, 전년 동기 대비 26% 줄어 사상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이달 들어 중국 39개 도시의 차량 판매가격은 30개 모델 평균 15%나 떨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우리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의 위기감은 엄청나다"고 했다.

  이는 기름값 상승, 주차료 인상 등에다 2010년 말 전국 단위의 자동차 구입 보조금 정책이 끝난 탓이 크다. 일부 도시의 보조금 정책도 지난해 완전 종료돼 획기적인 내수 진작책이 나오지 않는 한 상황 반전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산층 소비자들의 지갑을 두툼하게 해줬던 부동산도 냉기(冷氣)가 더 짙어지고 있다. '1월 도시 주택 판매가 변동 현황'을 보면 70대 도시 중 신규 분양가격이 오른 곳은 한 곳도 없다. 22개 도시는 간신히 전월 수준을 유지했고 48개 도시는 하락했다.

  ◇한국 기업도 내수 침체 '불똥'

  의류•화장품처럼 소비가 비교적 견조한 분야도 있다. 청두 시내 왕푸징(王府井)백화점의 자오잉밍(趙英明) 부총경리는 "이달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손님이 너무 많아 매장 통로를 걷기 힘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백화점은 러산(樂山), 즈공(子貢) 등 청두 인근에도 백화점을 내기 위해 지방 정부, 개발상 등과 접촉 중이다. 자오 부총경리는 그러나 "최근 몇년과 비교하면 소비 성장세가 낮아지는 조정기가 올해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소비 위축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광저우 메이둥(美東)백화점의 셰런핑(謝任平) 사장은 "이제 불경기가 막 시작됐기 때문에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의 선단양(沈丹陽) 대변인은 이달 16일 "국내 소비 증가 속도가 완만해지는 상황을 감안해 새로운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꿀 때 정부가 일정 금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제도를 포함한 소비 진작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똥은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도 튀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서부담당 관계자는 "작년부터 청두 등 2선 도시의 소비 증가세가 주춤해졌다"며 "상대적으로 더 작은 3선, 4선급 지방 소도시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주말 마케팅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한 한국 기업 임원은 "예전 춘제 때는 손님들이 하도 많이 몰려 고객을 접대하느라 목이 쉰 매장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목캔디를 나눠주느라 바빴는데 올해는 너무 한산해 그런 일이 언제 있었나 싶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8%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금융•부동산•수출•내수 등 다방면에서 경기 진작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해(성장률 9.2%)에 비해 1%포인트 전후의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의 박한진 부장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과 중국 정부가 필요로 하는 상품과 분야를 세밀하게 겨냥해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은 대중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국가별•지역별 맞춤형 전략상품개발, 현금 경영 강화와 같은 위기 대응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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