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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CBS 임상훈 기자]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의사 김 모(35.전주시 효자동)씨가 잠적 사흘 만에 붙잡혔다. 버젓한 직업을 가진 김 씨는 왜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렀을까.
"악마가 사주한 겁니다. 제 몸에 악마가 씌어서 어머니를 죽였어요. 저는 누명을 쓰고 있어요."
김 씨는 경찰에 검거된 뒤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몸이 어머니를 살해한 건 맞지만,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 씨는 지난 30일 오후 7시5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의 한 병원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양말도 신지 않은 채 1t 트럭 적재함에 올라타는 것을 수상히 여긴 트럭 주인이 경찰에 신고해 덜미를 잡혔다. 지난 28일 오후 9시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57)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잠적한 뒤 사흘만이다.
현재 김 씨에 대한 경찰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씨가 "몰라, 싫어, 행동실시!" 등 횡설수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씨는 "영장이 있느냐"고 따지는 등 정상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전주의 한 노인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씨는 범행 전날에도 환자를 치료했다.
동료들은 김 씨가 내성적이고 병원에 근무한 1년간 모임에 참석한 적은 한차례도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 씨는 올해 초 정신분열증세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4년 전 한의원을 개원했다가 폐업했고 이 과정에서 빚을 졌지만, 이번 범행이 금전적 이유 때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범행 뒤 달아났지만 도주에 필요한 현금을 챙기지 않는 등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것이다.
전주완산경찰서는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인 한편 정신감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axiom@cbs.co.kr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