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수’(개그맨+가수) 열풍의 선두에 섰던 ‘용감한 녀석들’(박성광 신보라 정태호 양선일)이 최근 일고 있는 ‘개가수 디스(비난하는 것)’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힙합을 못할 뿐이지 힙합을 조롱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개그팀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음원을 발매해 온 소속사 위닝인사이트는 29일 거듭된 본지 질문에 대해 ‘용감한 녀석들’의 공식 견해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용감한 녀석들은 지난 4개월 동안 정규 앨범을 준비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10곡이 녹음된 정규 음반은 내달 6일 정식 발매될 예정이기도 했다.
이번 음반은 용감한 녀석들의 첫 정규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이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용감한 녀석들은 “그동안 멤버간에 논의를 했고 이번이 마지막 음반이 될 것으로 마음을 정한 채 작업에 임했다”면서 “욕심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끝으로 더 이상 앨범을 내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앨범에 대해서도 “적어도 우리를 좋아해준 팬들에게는 이렇게 나마 인사를 하고 끝맺음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며 “음악에 대한 지나친 욕심의 ‘U턴 표지판’ 정도로 여겨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미안함과 감사함이 두루 교차하는 게 현재의 속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건 음악인데 저희에겐 즐거움이란 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또 발표한 싱글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고 뛰어난 다른 뮤지션들의 음악과 경쟁한다는 것에 몸둘 바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할 듯합니다.”
용감한 녀석들은 또 그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거듭 감사를 잊지 않았다.
“과분한 사랑이었다는 걸 왜 모르겠습니까? 한낱 종잇장 같은 깊이의 실력이란 것도 우리 스스로가 더 잘 압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웃는 걸 보며 누군가 즐거울 수 있다면 그것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용감한 녀석들의 화려했던 음원 및 음반 시리즈는 내달 6일 음반을 마지막으로 중단된다.
이와는 별도로 KBS <개그콘서트> 내 개그 코너 ‘용감한 녀석들’은 음원 활동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진행된다. 용감한 녀석들은 “음원 형태의 노래와 랩은 여기서 멈추지만, 코너 속에서는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광, 신보라, 정태호, 양선일은 지난 2월12일 <개그콘서트>의 코너 ‘용감한 녀석들’을 꾸리면서 힙합의 ‘라임’ ‘디스’ 등 다양한 화법을 활용한 무대를 소개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높은 호응에 힘입어 3월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라는 데뷔 싱글을 발표해 각종 음악 차트를 휩쓸었고, 이후 5월 ‘아이 돈 케어’, 7월 ‘봄여름가을겨울’ 등의 싱글을 발표하며 ‘개가수’ 신드롬에 불을 지폈다.
뜻밖의 인기에 대한 보답으로 이들은 각종 기부 활동도 펼쳤다. 첫 싱글 ‘기다려 그리고 준비해’의 수익금 6000만원 전액을 사회로 기탁했고,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과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한 환자에게도 각각 기부금을 전달했다. 지난 9월9일 서울 연세대에서 개최한 콘서트 ‘용기백배’의 수익금 1억5000만원 역시 등록금을 필요로 하는 대학생들에게 써달라며 모두 기부했다.
<강수진 기자 kant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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