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90억원 들여 추진]
일반 지하철의 20m 위에… 경전철보다 건설비 10% 싸
콜택시처럼 3~5명 타는 개인용 철도도 개발하기로
국토교통부가 2015년까지 190억원을 들여 세계 최초로 '저심도 도시철도' 연구에 착수한다. 저심도 도시철도란 도로 바로 아래에 콘크리트 박스를 연달아 깔고, 그 안으로 열차가 달리게 하는 공법이다. 신도시를 조성할 때 도로와 철도를 사실상 한 묶음으로 건설하면 되기 때문에, 최근 경제성 논란을 빚고 있는 경기 용인 경전철처럼 고가(高架)형 경전철을 놓는 것보다 건설 비용은 10%, 공기(工期)는 30% 줄일 수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치지도 않는다. 국토부는 다음 달 연구 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2018~2019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가 저심도 도시철도를 개발하려고 하는 것은 일반 지하철(중전철)이 점점 더 지하화하는 바람에 건설비 부담이 높아지고 승객 불편도 가중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반 지하철은 지하 15~25m에 놓여 지하철을 타려면 승객들이 에스컬레이터를 여러 번 타고 내려가야 한다. 반면 저심도 도시철도는 도로보다 5~7m 아래에 놓여 2분 정도면 승강장에 설 수 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정시교 박사는 "저심도 도시철도는 기존 지하철과 경전철의 장점을 섞은 것으로, 광주광역시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신도시를 조성할 때 도로와 동시에 건설해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경전철 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들도 경전철 대체 수단으로 저심도 도시철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가 건설하려는 경전철은 전국적으로 84개 노선에, 총 60조원 규모에 달한다. 저심도 도시철도의 관건은 길이가 긴 열차가 차량처럼 도로의 급커브(최소 곡선 반경 15~20m)를 도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열차 무게를 줄이고 지네처럼 각 바퀴를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급경사를 달릴 수 있도록 등판능력도 키워야 한다.
한편 국토부는 저심도 도시철도 외에, '콜택시'와 비슷한 개인용 철도(PRT·personal rapid transit)도 개발할 계획이다. 3~5명 정도가 탈 수 있는 소형 전기 차량이 고가 궤도 위를 시속 40~65㎞로 달리는 방식이다. 별도 환승이나 정차 없이 승객이 원하는 장소까지 자동 운행한다. 이는 1㎞당 건설 비용이 150억~200억원으로, 400억~600억원이 드는 경전철(일반 지하철은 1000억원)보다 경제적이라고 국토부는 추정했다. 필요에 따라 자동 운행하기 때문에 1㎞당 운영 비용도 연간 1억2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경전철은 보통 19억원, 지하철은 55억원이 든다. 현재 미국·영국 등에서 시범 운행 중이며 주로 대학과 공항 등에서 활용된다. 국내에서는 지난 4월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장 내 4.5㎞ 구간에 개통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요 역과 카셰어링(자동차 공동 이용) 장소, 택시 승강장을 연결해 '마이 트레인(my train)' 시대를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석 기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