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지난 7월 24일, 베이징 쿤룬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주회 '한중 평화통일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는 장롄구이 교수
"北 '무조건 대화'는 이전 6자 회담결과 무시하고 다시 하자는 뜻"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최근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제의한 "전제조건 없는 대화"의 숨은 의미는 기존 9.19 공동성명을 부정하고 새로 6자 회담을 하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张琏瑰) 교수는 최근 중국라디오방송넷(中国广播网)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8일 열린 한국, 북한,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관련 국가 관계자들이 참석한 반민반관 세미나에서 "북한이 내놓은 '무조건 대화'에는 실질적으로 '9·19 공동성명의 부인'이라는 (북한) 최대의 조건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9·19 공동성명'은 제4차 6자회담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05년 9월 19일,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로 복귀한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의 신뢰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선언이다.
장롄구이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북한의 9·19 공동성명에 대한 입장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한국과 미국은 9·19 공동성명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며 "양국은 이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합의한 핵무기 포기가 실현돼야 하고 6자회담 재개는 이전 6자회담의 성과 위에서 더 나아가기 위한 회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반면 북한은 이전 6자회담의 성과는 완전히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며 바로 이 부분에서 한국과 미국 등 여타국가들과 북한간의 이견과 대립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장롄구이 교수는 "핵문제와 관련해 북한은 새로운 6자회담을 통해 기존의 피감시국에서 감시국으로 지위변경을 추진하려 할 것"이라며 "북한이 새로 6자회담 하자는 것은 결코 핵 포기문제를 거론하겠다는 게 아니라 핵 군비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18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钓鱼台)호텔에서 한국, 북한,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관련 국가 학자 및 관료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자회담 10주년 및 9·19 공동성명발표 8주년을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