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첫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시 주석의 지난해 첫 방문국도 러시아였다. 올해 시 주석은 파격적으로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 양국 간의 밀월관계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 주석이 2월 6∼8일 소치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2월 7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국가주석이 외국이 주최하는 대규모 국제체육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중국 외교사에 있어 국가 정상외교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평했다.
시 주석의 소치 방문은 근년 들어 유례없는 밀월기를 구가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관계를 증명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말 주석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찾아 양국 간 다양한 협력관계를 재정립했다. 가스 수입 등 경제협력은 물론 중동문제, 이란 핵문제, 한반도 정세 등 국제 이슈해결에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당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다”고 입을 모았다.
러시아는 당시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시 주석을 국방부 작전통제센터로 초청했었다. 중국은 현재 인민해방 육·해·공군의 연합작전 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중국에 있어 러시아는 멀게는 미국, 가깝게는 일본을 견제하는 데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실제 러시아는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다. 일본은 최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 주변국들과의 관계 증진에 힘쓰고 있다.
러시아는 이런 일본의 중요한 관계증진 대상국 중 하나다. 이를 증명하듯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이 끝나기 직전인 22일 소치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피겨스케이팅 갈라쇼를 관람하고 국회 일정이 허락하면 23일 폐회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베이징=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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