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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의 희열과 고민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3.21일 10:10
'귀국시대'의 도래, 재한조선족은 준비가 되여있는가?"

  재한로무자들의 급속한 고령화와 신동포정책의 여파로 '코리아드림'의 전승시대는 저물어가고 환향하는 사람이 차츰 많아지는 '귀국시대'가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는게 요즘 중국조선족사회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들은 귀국준비가 되여 있는가? 이것은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다.

  본지는 본사와 료녕조선문보에서 다년간 기자, 편집업무에 종사해온 강현철선생의 "'귀국시대'의 도래, 재한조선족은 준비가 되여 있는가?"를 네번에 나눠 게재한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금의환향'의 희열과 고민

  부동산투자는 실정에 맞게

  로후대책 더 미룰수 없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다.

  (흑룡강신문=하얼빈) 강현철 = 길림에서 온 정씨(58세)는 지난날 20여년을 지낸 곡절 많았던 한국생활을 접고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자는 아직 1년도 넘게 남아있지만 심혈관질병이 걱정되여 심사숙고한 끝에 돈보다 귀국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정씨가 한국땅을 처음 밟은것은 서울올림픽이 열기가 식지 않았던 1989년 5월, 대구에 사는 사촌형님의 초청으로 홍콩에 있는 대한려행사의 알선으로 어렵게 한국비자를 받았다. 마을에서 첫 사람으로 한국에 가게 된 그는 마치 '복권'에라도 당첨된것처럼 흥분에 들떠있었다.

  친척방문도 방문이지만 그보다 한국에 가서 중약을 팔면 달러 뭉치를 벌게 되여 '인생역전'이 코앞이기때문이다. 당시 중국에서 한알에 0.5원하는 청심환을 한국에서는 5천원(한화)씩 하였고 그것도 처음은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였다. 세번이나 약장사를 다녀온 그는 3만달러를 손에 쥐였다. 그때만 해도 중국은 개방초기여서 달러의 값이 귀했다. 1년이 지나 네번째로 한국에 올 때는 한국의 약 시세가 떨어져 품팔이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도 친척의 소개로 서울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였는데 일당이 4만원이나 되였다. 이는 당시 도시 근로자의 2~3개월 월급에 맞먹는 돈이였다. 돈의 유혹에 매료된 그는 비자가 지났어도 귀국하지 않고 불법체류자로 되였다.

  불법체류자시절, 경찰의 단속을 피해 한밤중에 딴 곳으로 도망이사를 해야 했고 돈을 더 벌려고 위험한 형틀목수 일을 하다 높은 곳에서 추락되여 다리골절로 반년간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돈을 더 준다는 유혹에 낯선 지방에 가서 일을 하였는데 오야지가 도망가는 바람에 석달치 월급을 귀국할 때까지도 받지 못한 가슴 아픈 사연도 있었다.

  2000년 병으로 하는수없이 귀국한 그는 그리웠던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고향은 몰라보게 변하여 한집건너 한사람씩 한국이나 외국으로 나갔고 일부는 고향을 버리고 연해지역으로 떠났다. 그도 한국에서 벌어온 돈으로 청도에 100평방미터되는 아파트를 장만하고 아들을 외국류학까지 보냈다.

  1년 넘게 가족과 함께 보낸 그는 모든것이 일하기보다 힘들고 괴로웠다. '해외병'이 도진 그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생활 10년 많게는 20여년이 된 제1대 로무자들은 모두 정씨와 비슷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들은 인생의 '황금시절'을 한국에서 일하며 보냈다. 어느덧 그들의 나이도 50대를 훌쩍 넘어 60대 황혼기를 맞았다. 렬악한 노동과 생활환경속에서 평생 해보지 못한 고생을 다 한 그들은 돈이란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출국인가 하는 문제를 새삼스레 고민하게 되였다. 만년에 타국에서 고생하느니 보다 남은 여생을 가족과 맘 편히 살아보려는것이 그들의 보편적인 심리였다.

  방문취업제로 한국에 온 심양사람 조씨(56세)는 출국한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 번 돈은 안해의 병치료(간암)와 자식들을 공부시키는데 다 써버렸다. 지난해 그의 아들이 상해의 한 명문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여 대학 학비를 대자면 한국에서 몇년 더 벌어야 했지만 55세이상은 다시 한국에 와도 취직할수 없게 되였다.

  "돈벌이는 아직 중국보다 한국이 좋지요, 그러나 저와 같은 고령자는 이젠 한국에서도 쓸모가 없게 되였습니다. 중국말에 '한발작 물러서면 넓은 하늘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비자가 만기되면 무조건 집에 돌아가 병든 안해를 돌볼 생각입니다. 아들의 대학 학비는 지금 사는 집을 팔고 시교에 작은 집으로 바꾸면 해결될것입니다. 세상에는 돈보다 소중한것이 있지요. 그것은 가족사랑이 아닐가요?”

  중국과 한국의 임금격차, 취직난, 한국 동포정책의 변화여부가 일정한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이미 정점을 찍은 화살은 서서히 위축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것은 중국의 고속경제성장으로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고 따라서 '코리안드림'의 색조도 바래지고 있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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