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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생들 업어 키운 백세할머니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3.21일 10:00

박영금할머니는 1912년 3월 15일 전라남도 자작골이라는 곳에서 출생하였다. 세 자매의 맏이로 태여난 그는 어려서부터 품팔이로 생계를 유지하다가 16살 되던 해에 주인에게 팔려 중국 연길의 흥안촌에 살고있는 10살 이상인 함경북도출신 김씨에게 시집왔단다.

박영금할머니는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줄곧 흥안향 동흥촌에 살면서 독하기로 소문난 시어머니 손아래에서 9형제의 맏며느리로 시동생들과 사촌들까지 돌보며 허리펼사이 없었다. 할머니가 갓 시집왔을때 시어머니가 넷째를 낳은지 석달이 되였다고 한다. 할머니는 시동생들을 키우는 한편 자기자식들도 낳아 키웠는데 딸 다섯 아들 둘을 시집장가 보내며 산전수전 풍상고초를 다 격었다.


해방후 할머니의 넷째와 다섯째 시동생이 하루에 참군하고 또 같은 날 항미원조에 나갔다가 넷째는 희생되고 다섯째는 공을 세우고 돌아왔다.


어린 넷째를 업어키우며 《어머니》노릇을 한 형수이기에 가문에서는 박영금이 렬사증을 소장하고 그 대우를 향수받기로 하였다.


할머니가 김씨집에 와 낳은 첫아이가 아들이였는데 폭발사고로 사망하여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후로 련속 딸 다섯을 낳아 괄시를 많이 받았고 막둥이로 아들 하나를 보았다.


지금은 세째딸 김채봉(71세)과 함께 연길시 북산가두 단영구역 민방아파트에서 생활하고있다.

김채봉은 식솔이 많은 큰 가문에서 태여나 농촌에서 성장하면서 부녀대장 민병련장으로 우수하게 활약하였다. 1968년 한마을에서 공안부대에 입대한 신춘국과 결혼하여 오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살다가 2007년 뇌출혈로 구급받고 딸의 알선으로 일본에 가서 어열제거수술을 받은후 회복이 잘 되였다. 그런데 남편이 2009년에 사망하면서 지금 혼자서 백세 친정어머니를 보살피고있다.천원이 좀 넘는 퇴직금에 올해부터 나오는 백세로인 생활보조금 1000원으로 두분이 생활하며 할머니에게 맞춤한 보건품도 대접시키고있다.

백세를 넘겼지만 박영금할머니는 지금도 사유가 명석하여 대화도 할수 있고 색바랜 사진속의 사람들도 잘 알아보며 지나간 세월의 이야기도 구수하게 들려준다. 중국말도 조금씩 알아듣기에 위문을 온 사회구역 한족간부들의 물음에도 곧잘 대답한다.


할머니는 성격이 활달하여 웃음도 잘 지으신다. 3월 15일, 할머니의 백돐 생일을 맞으며 딸이 《엄마! 이 좋은 세월에 200살까지 앉으소》하니 《500살까지 살겠다!》하며 호탕하게 웃고 주방에서 저녁준비를 하는 딸곁에 와서는 《또 무슨 맛있는거 갖추오?》라며 치하하더란다.


애완견을 안고 놀기를 즐기며 식사는 가리는것없이 하루세끼 배불리 자시는데 특별히 돼지고기를 즐겨 자시지만 과일은 싫어하며 물을 적게 마신단다. 밥상에 앉으면 옛날에 보리밥이 모자라 늘 굶었다고 자주 이야기하신단다.


베짜기능수였던 할머니는 딸이 못 꿰는 바늘귀도 쏙쏙 꿰며 노래소리만 나면 두팔을 들어 춤추기에 김채봉은 늘 할머니를 훨체어에 모시고 독보조나 사회구역행사에 다닌다. 전화도 잘 받아 딸이 시장에도 다녀오면 혼자 있을때 받은 전화이야기를 꼭꼭 전한단다. 음력설을 맞으며 연길시당위조직부와 사회구역에서 위문온 일들도 기억하고있었다.

해빛이 잘 드는 넓은 남쪽방에 할머니 침대가 놓여져 일광욕을 잘하며 실내운동도 부지런히 하는데 늘 사진첩을 번지며 그 무슨 추억속에 잠기군 한단다.

박영금할머니는 필자와 이야기하다가 벽에 걸려있는 렬사증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한참동안 깊은 사색에 잠겼다. 그가 업어 키운 넷째 시동생의 렬사증이다. 코마루에 찍힌 진한 로인 검버섯이 이 세기로인의 풍상고초를 말해주는듯 했다.


박철원특약기자

편집/기자: [ 김태국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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