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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듀어든 칼럼] 첼시 감독이여 '존 테리와 램파드를 팔아치워라'

[기타] | 발행시간: 2012.03.22일 11:28

첼시의 주축인 존 테리와 램파드 (사진제동 : 게티이미지)

내가 만약 첼시 감독이라면 존 테리를 팔아버릴 거다. 용감한 결단이 필요한 상황인데, 팬들은 싫어하겠지만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 기왕이면 프랭크 람파드도 팔아야겠다.

손해 볼 건 없다. 테리는 여전히 쓸만한 수비수지만 람파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둘 다 영국 언론이 만들어낸 거품만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들이 단지 영국인이라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팬들이 좋아할 리는 없지만 어쨌든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 하면 금방 잊어버릴 거다. 감독은 운명은 성적에 달려 있다. 성적이 나쁘면 큰 문제가 된다.

‘어, 그래도 테리는 미스터 첼시잖아’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거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더 좋은 팀에서 영입 제의가 들어오면 떠날 선수다. 테리가 맨체스터 시티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때를 생각해 보라. 정말로 그가 맨시티로 가길 원했을까? 난 모르지만 그가 첼시와 재계약하자마자 영국 언론이 그 사실을 일제히 보도하지 않았던가. 그런 일은 축구계에서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테리를 비난할 순 없지만, 첼시 팬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던 건 분명하다.

테리 같은 리더가 있는 건 좋지만 지나친 영향력이 월권행위로 이어지는 건 우려할 만한 일이다. 연장전 도중 교체됐던 테리는 사이드라인에서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무리뉴라면 그걸 용인했을까? 다른 거물급 감독이었다면? 아닐 거다.

사실 테리는 감독처럼 행동했고 로베르토 디 마테오는 선수처럼 필드 주변을 뛰어다니다가 발을 헛디뎌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물론 그날 밤 경기 자체는 훌륭했다. 그런 경기를 보면 서로 다른 나라의 클럽들이 토너먼트에서 맞대결하는 유럽 축구 대항전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요즘은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 사실 챔피언스 리그의 대부분은 빅 클럽들과 약체 팀들이 벌이는 지루한 조별 리그 경기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그날 밤에는 예전의 유러피언 컵처럼 흥미진진한 명승부가 펼쳐져서 좋았다.

1차전의 두 골차 패배를 극복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지난 2009년 포항이 분요드코르에 역전승을 거뒀던 것처럼 초반에 상승세를 타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는데, 첼시에게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체력과 신념이 있었다. 첼시의 경험 많은 스타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고 나폴리는 그걸 감당해내지 못했다. 결과는 공정했다.

하지만 테리, 람파드, 드록바 같은 스타 선수들은 도대체 왜 이제야 비로소 제 실력을 발휘하는 걸까?

비야스 보아스 감독은 왜 실패했을까?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물론 축구는 과학이 아니니까 선수들이 매주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길 바랄 순 없다. 그래도 세계 최고의 스타들은 가능한 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선수와 위대한 선수의 차이는 바로 꾸준함이다.

그러나 난 안드레 비야스-보아스가 그 경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그러지 않아도 궁지에 몰려있던 그는 1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고 결국 며칠 후 해고당했다.

비슷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예쁜 여자랑 사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차였는데 생각해보니 그 여자는 제대로 기회도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다른 남자한테 한 눈 파느라 내가 하는 얘기도 듣지 못했던 것 같다. 가끔은 즐거운 데이트를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한 마디로 내가 맘에 안 들었던 거다.

헤어지고 나서 보니 그 여자는 예전처럼 예쁘지도 않고 이제 한물 갔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그녀는 여전히 인기가 많지만 이 세상에는 더 예쁜 여자들도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뭇 남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던 그녀의 전성기는 끝난 것 같다.

집에 홀로 앉아 페이스북에서 둘이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넘겨보면서 소맥 한 두 잔 마시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그녀의 페이스북 담벼락을 훑어보니 그녀가 여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데다 예전보다 더 예뻐진 게 아닌가. 모두들 그 여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소주는 치워버리고 위스키나 한 병 들이켜야겠다. 그리고 밤새도록 사진 하나 하나에 정성들여 악플을 단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테리, 람파드, 드록바, 콜 같은 선수들은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어떻게 그들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계속 부진하다가 큰 경기에서 갑자기 맹활약할 수 있을까? 특히 드록바는 나폴리전에서 가공할 모습을 보여줬다. 나폴리 수비수들은 드록바만 나타나도 어쩔 줄 몰랐다. 그날 경기에서 보여줬던 바로 그런 모습 때문에 한국 팬들이 ‘드록신’이란 별명을 붙여준 게 아니었던가.

하지만 그는 오랫 동안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날 밤 드록바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어 있었고 열정과 에너지가 넘친 나머지 말썽을 피우기도 했다. (그렇게 유치한 다이빙을 시도하다니.) 난 드록바를 선수로서 좋아하지만 그가 다른 선수로 돌변한 건 정말 이상하다. 비야스-보아스가 드록바의 도움이 필요했을 때 그는 어디에 있었나?

그래서 테리와 람파드를 팔아야 하는 거다. 그렇게 해야만 신임 감독이 실권을 잡을 수 있다. 지난 몇 년을 돌이켜 보면 신참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그를 좋아하고 인정해야 제대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새로 부임하는 감독은 그런 선수들에게 누가 상사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난 주 첼시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부활했지만 풀어야 할 심각한 문제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존 테리를 포함한 고참 선수들은 정말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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