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상은 국회의원 비서를 지낸 장모씨가 인천시 중구 사동 박 의원 사무실 앞에서 지난 12일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장씨는 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씨 제공
현역 국회의원이 현금 2000만원이 든 서류가방을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용의자는 이 의원의 수행비서 겸 운전기사로 알려졌다. 운전기사는 이 가방을 해운비리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검찰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11일 오후 5시쯤 인천시 중구 사동 새누리당 박상은 국회의원(중·동구·옹진군) 사무실 앞에 주차해 둔 에쿠스 차량에서 현금 2000만원이 든 서류 가방이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박 의원의 운전기사 ㄱ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 ㄱ씨는 사건 당일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또 이날 오후 4∼5시 사이 ㄱ씨가 박 의원의 차가 있던 도로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혔다.
경찰은 ㄱ씨에게 오는 18일 출두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도난당한 돈의 출처와 서류 등은 전혀 모른다”며 “ㄱ씨가 용의자 중 한 명이며 돈과 서류는 검찰에 넘긴 것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류는 항만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은 박 의원이 항만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박 의원이 자신의 특보를 인천 계양구의 세종기업에 취업시킨 뒤 이 특보의 월급을 대납하도록 한 혐의이다. 검찰은 지난 10일 세종기업체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회계와 인사 자료를 확보했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초 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박 의원의 전 비서인 장모씨도 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장씨는 “국회 비서에게 지급되는 급여 중 일부를 매달 박 의원이 후원금 명목으로 낼 것을 강요받아 900만원을 냈고, 이후 비서직을 그만둔 뒤에도 서류상으로 비서직을 유지해 2382만원을 박 의원이 가져갔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난 12일부터 박 의원 당원협의회 사무소 앞에서 1일 1시간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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