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누구나 평소보다 많은 양의 지방과 칼로리 높은 음식을 섭취하기 마련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신체 활동량은 줄어든다. 잘 먹고 잘 쉬어서 좋긴 하지만 훌쩍 뛴 체중계 바늘을 보는 것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그래서 ‘명절 뱃살’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그렇다고 하루에도 대여섯 번 차려내는 음식상을 보고 무조건 외면만 할 수도 없다.
그러나 같은 음식을 먹어도 섭취 방법을 조금 달리하면 ‘명절 뱃살’의 공포로부터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우선 먹는 순서를 잘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칼로리가 낮으면서도 식이섬유가 풍부한 나물과 채소로 배를 채운 후 갈비찜 등 기름진 음식을 먹어보자.
나물과 채소가 만들어낸 포만감 때문에 자연스럽게 갈비찜 섭취량을 제한할 수 있다. 그리고 흰쌀밥이나 떡국 등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는 탄수화물 음식은 가장 나중에 먹는 것이 좋다. 떡국은 당질이 많고 열량이 높아 혈당과 중성지방을 두루 높이므로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은 양을 제한해야 한다.
명절 뱃살의 또 다른 주범은 음주다. 명절 때면 많은 사람이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다. 물론 술의 칼로리는 알코올에서 나오는데 알코올은 몸에 저장되지 않는다. 문제는 안주다. 알코올은 포만감을 못 느끼게 하면서 오히려 식욕을 자극한다. 게다가 알코올은 안주보다 먼저 에너지로 사용되기 때문에 술과 함께 먹은 안주는 고스란히 지방으로 저장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명절 음주 시에는 안주 선택도 중요하다.
명절 술안주로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 성분이 많이 함유된 달걀이나 치즈, 두부, 살코기 등이 좋다. 생선도 역시 좋은 안주다. 물론 이 같은 식재료를 안주로 차려낼 때는 기름에 튀기지 말고 찌는 것이 가장 좋다. 일반적으로 소주에는 생선류, 맥주에는 육포나 닭가슴살, 와인에는 치즈, 막걸리에는 두부요리 등이 잘 어울린다.
특히 명절 때 즐겨 먹는 기름진 음식들은 소화에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튀김이나 전류 등 기름기가 많은 명절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위식도 역류를 조장할 수 있으며,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 이러한 음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명절을 지내며 늘어난 체중에는 연휴 기간의 생활방식도 한몫한다. 평소 운동을 즐겨 하는 사람들도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 연휴에는 운동을 ‘올 스톱’하는 경우가 많다. 대사증후군 환자여서 식이요법이나 운동요법을 잘 실천하던 사람들이 명절을 계기로 치료에 실패하는 것도 긴 연휴 동안 자기관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절이라고 해서 가족들과 모여 실내에서만 보낼 것이 아니라 고궁이나 한옥마을 등 설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피치 못해 ‘명절 뱃살’이 붙었다면 차후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많은 사람이 이때 다이어트를 한다고 끼니를 일부러 거르는 등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일이 잦다. 그러면 요요현상 때문에 오히려 체중조절에 실패할 수 있다. 서서히 양을 줄이는 인내가 필요하다. 하루 음식 섭취량을 500㎉ 줄인다는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된다.
또 연휴에 늦게 일어나고, 늦게 자면서 깨진 수면리듬을 되찾는 것도 관건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하루에 상당량의 칼로리를 적게 축적할 수 있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식욕을 당기게 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가 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양이 감소해 쉽게 살이 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