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로고. /사진=블룸버그
다수의 폭스바겐(VW) 엔지니어들이 이산화탄소(CO2) 배출 자료 조작 사실을 시인했다고 독일 유력 주간지 빌트암존탁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빌트암존탁이 입수한 폭스바겐 내부 감사 문건에 따르면 몇몇 엔지니어들은 마틴 빈터콘 전 CEO(최고경영자)가 세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가 이루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빈터콘 전 CEO는 2012년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5년까지 30%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엔지니어들은 이 목표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독일 폭스바겐 본사 R&D(연구개발) 부서에서 근무하는 한 엔지니어는 지난달 말 내부 감사에서 상사들에게 관련 조작 사실을 털어놨다. 2013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공기압 수치를 변경하고 디젤유와 엔진오일을 섞어 연비를 높여 배출가스를 조작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대변인은 "직원들이 내부 조사에서 연료 소모량을 측정하는데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며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는 향후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관련 조작과 관련해 누구를 정직시킬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문은 폭스바겐 고위 임원을 인용해 해당 조작 사실을 밝힌 엔지니어는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은 회사의 문화나 빈터콘 전 CEO의 경영 스타일이 이번 조작과 관련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빈터콘 전 CEO는 지난 9월 디첼차량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 파문이 일어난 뒤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이같은 부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폭스바겐은 지난 3일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조작에 이어 이산화탄소 배출량까지 축소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유럽에서 판매된 80만대의 차량이 대상이며 고객들이 내야 할 추가 세금을 모두 부담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을수록 자동차세도 높아진다.
하세린 기자 iwrite@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