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가 아동학대'는 사회적 편견…아동학대 가해자 77%가 친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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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에서 계모와 친부가 신원영(7)군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사건으로 ‘계모’를 학대 주요 가해자로 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강해진 가운데, 실제 아동학대 가해자 대다수가 친부모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2014년 기준)’를 15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체 학대 피해아동 1만27명의 가정유형으로는 친부모 가정이 44.5%로 가장 많았고, 한부모가정이 32.9%(부자가정 18.8%·모자가정 14.1%)가 뒤를 이었다. 재혼가정은 7.5%에 그쳤다.
이런 까닭에 학대 가해자도 친부모인 경우가 77.2%(친부 45.2%·친모 32%)로 계모와 계부는 각각 2.4%, 1.9%에 그쳤다. 재혼가정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도 비율상 친부모에게 학대받는 아동이 더 많은 셈이다.
다만, 재혼가정과 계모와 계부에 의한 학대 비율은 미세하나마 느는 추세로 나타났다. 2010년 학대가정 중 재혼가정 비율 6.7%, 가해자 중 계모 및 계부 비율 각 1.9%과 1.3%이던 것이 4년만에 모두 0.6∼0.8%p 증가했다.
가정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학대 가해 비율이 높았으나, 고소득자 부모가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학대 가해자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 대상자는 18.5%, 무직이 32.4%, 단순노무직이 16.5%, 서비스 및 판매직이 15.1% 등을 차지해 절반 이상이 소득수준이 낮거나 업무 스트레스가 강한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었다.
다만, 소득 수준이 높은 관리직(2.6%), 전문직(9.1%), 기술공 및 준전문직(7.3%) 부모의 학대 비율도 20%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아동 학대 가해자의 두드러진 특성으로는 양육태도 및 방법 부족(33.1%)과 사회·경제적 과도한 스트레스 또는 고립 경험(20.4%), 부부 및 가족 구성원 간 갈등(10%)이 꼽혔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마치 계모가 아이들을 더 학대할 거라는 생각은 우리 사회가 만든 '괴물'일 뿐”이라며 “이보다는 평범한 가정 속 부부간 갈등,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 학대가 고착화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적인 요인으로 먹고살기에 급급하다 보면 학대를 쉽게 합리화하게 된다”며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아동학대를 근절하려면 '육아'를 한 가정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육아에 동참할 수 있는 문화와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